[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은행 주가가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치솟던 금리가 올 들어 본격적인 인하 궤도에 들어서면서 은행의 수익성 하락, 은행주 추락 등이 예상됐지만 이런 우려를 모두 털어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유로존 대형 은행들의 주가를 반영하는 유로스톡스(Euro Stoxx) 은행지수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42 이상에서 연말 종가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0% 이상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지난 3년 동안 유로존 대형 은행의 수익은 금리 상승으로 크게 늘었다"면서 "올 들어 각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에 대한 압박 우려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2일 개장 때 118.62로 시작한 유로스톡스 은행지수는 지난 27일 144.8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이 지수는 145.32를 기록하고 있다. 연중 상승률 22.5%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키프·브루엣&우즈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스팀슨은 "유럽 은행들은 올해 또 한 번 좋은 한 해를 보냈다"면서 "시장은 금리 하락의 영향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유로존 은행 중 가장 실적이 좋았던 은행은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으로 주가가 50% 이상 상승했고, 이탈리아의 인테사 산파올로는 40% 이상,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30% 이상 주가가 올랐다. 반면 BNP파리바는 주가가 8% 이상 하락해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 같은 유로존 은행주의 성취는 이자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파생상품과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높은 수익성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분석가들에 따르면 유로존 대형 은행들의 올해 자기자본수익률은 평균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들에 대한 배당 확대도 주가를 떠받치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스팀슨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럽 대형 은행들은 약 450억 유로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고 190억 유로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했다"면서 "내년 초에 지급될 최종 배당금은 약 690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은행장들은 유럽 전역의 배당 금지와 횡재 세금에 겁을 먹은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기록적인 수준의 이익을 돌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럽 은행들은 내년 금리가 더 떨어지고 유럽 경제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모색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니크레딧은 지난달 국내 라이벌인 방코BPM에 인수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했지만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지분을 대량 지분을 확보했다. 스페인의 BBVA도 사바델에 대한 적대적 입찰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