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내란 휩싸인 미국 다룬 '시빌 워…', 양 극단 치닫는 세상에 대한 경고

기사입력 : 2024년12월20일 12:24

최종수정 : 2024년12월22일 09:21

내전의 참혹함...차별과 혐오의 미국 사회 병폐 다뤄
천길 낭떠러지의 위기... 그리 멀리 있지 않아
사람과 사람이 분열하고 반목하는 일은 멸망의 길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시빌워: 분열의 시대'(이하 '시빌 워')는 제목처럼 사상 최악의 내전에 휘말린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미국에서 가장 문제적인 영화사로 떠오른 A24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다. 내전으로 폐허가 된 미국을 가로질러 대통령을 인터뷰하려는 기자들의 여정을 그렸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시빌워: 분열의 시대'.[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  2024.12.20 oks34@newspim.com

미국 영화가 오랫동안 '국뽕'에 가까운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왔다면 최근에는 여러 가지 위기를 경고하는 블록버스터가 늘어나는 추세다. 때로는 극한의 추위와 화산폭발로, 또는 강력한 토네이도로 위기를 맞는다. 외계인의 침공이나 좀비들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시빌 워'는 그런 재난 블록버스터와 차원이 다르다.

앨릭스 갈런드 감독은 양 극단의 정치적인 대결로 내전이 격화되어 서로 죽고 죽이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미국이 남북전쟁을 다룬 1990년 방영한 TV시리즈 '시빌 워'의 제목을 차용한 것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당시 이 드라마는 에미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 '시빌워' 역시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살육과 파괴가 진행되면서 전 국토가 페허가 된다. 그 폐허 속에서 코너에 몰린 미국 대통령을 인터뷰 하러 전쟁터를 누비는 4명의 시진기자가 주인공이다.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커스틴 던스트는 베테랑 기자 '리' 역을 맡았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에 등장하여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케일리 스패니가 겁 없는 신입 기자 '제시'역으로 출연한다. 여기에 동료 기자 '조엘'(와그너 모라)과 노년의 선임 기자 '새미'(스티븐 헨더슨)가 합류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시빌워: 분열의 시대'.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 2024.12.20 oks34@newspim.com

이 영화의 치명적 약점은 '시빌 워'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그 어떤 것' 대신에 사진기자들의 직업윤리에 대한 질문 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영화의 막바지에 치열한 전투 속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총알이 빗발치는 현장을 누비는 사진기자들의 모습은 비현실적이다.

내전 한가운데 처참하게 살해된 시신들과 포연에 휩싸인 폐허의 도시가 주는 공포는 리얼하다 못해 질끈 눈을 감게 한다. 그러나 그 내전 현장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4명의 사진기자들이라는 설정은 정치적 부담을 피해가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인 견해가 양 극단으로 갈라지고, 인종에 대한 혐오주의자들이 판치는 미국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살육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체포되어 "미국인이자 기자이다"라고 설명하지만 "어느 쪽 미국인?"이라는 질문 끝에 살해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적인 질문이다. 더군다나 중국계 미국인이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시빌워'는 이러한 영화적 결함에도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미국사회에 대한 경고를 담은 다큐를 보는 듯 한 리얼함이 있다.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이 오버랩 되면서 결코 영화 속 이야기만으로 볼 수가 없었다. 우리도 자칫 잘못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스런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단순한 블록버스터의 한 장면으로 즐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계인이 침공하고, 좀비가 습격하거나 거대한 눈폭풍이 밀려오는 것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분열하여 서로 싸우는 일이야말로 가장 섬뜩한 '멸망의 길'이 아닐까.

.oks34@newspim.com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12.20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