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인사에 이은 조직개편은 '소통'과 '기술력'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부서 간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고 기술·개발 인력들을 임원으로 배치,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4일 사업부서별로 임원 등을 대상으로 조직개편안에 대한 내부 설명회를 진행한다. 앞서 사장단과 임원 인사에 이은 후속조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핌DB]

먼저 박학규 사장이 사업지원TF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박순철 부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6년생인 박순철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네트워크사업부,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업지원TF 등을 두루 거쳤다.

CFO는 매출과 이익을 비롯해 각종 투자와 자금 계획 등 전사적인 재무를 관리한다. 재무를 총괄하는 요직인 만큼 삼성전자의 역대 CFO는 미전실 출신의 인재들이 자리를 맡아 왔다.

박학규 사장을 비롯해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으로 이동한 최윤호 사장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회사의 전반적인 자금관리를 하는 박 부사장의 어깨가 어느 때 보다 무거워졌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은 '원활한 소통'과 '기술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을 슬림화에 보고 체계를 단순화하고 기술 인재들을 임원으로 발탁,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상무·마스터 모두 137명을 승진시켰는데, 2016년(96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해 승진자(143명) 보다 6명 줄어든 숫자다.

승진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기술·개발 인력들을 중용,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부장들이 대거 교체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후속 조직개편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모리사업부는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맡고, 파운드리사업부는 미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겼다.

파운드리사업부에는 이례적으로 두 명의 사장을 배치, 파운드리 기술을 책임지는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신설하고 남석우 사장을 앉혔다.

앞서 전영현 부회장은 취임 직후 부서간 소통의 벽을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리더간, 부서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며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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