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5일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쓴 사람들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해당 논란을 언급했다.

이에 한 대표는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5 pangbin@newspim.com

김 최고위원은 '당원 중 한 대표와 동명이인이 8명 있다'는 것이 밝혀진 점을 지적하며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는 이야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 알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 어떻게 그것을 확인했는지, 이런 걸 저희도 같이 공유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라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만약 고발한다면 저한테 '사퇴하라'고 하는 문제가 많이 와있다. 일반적인 글도 아니고 직접 온 글이 아마 죄가 있다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번호들도 다 따서 드릴 테니까 같이 고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현재도 당원게시판에 총살과 같은 단어가 여전히 올라와 있다"며 "한편 그런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글이어도 올리는 족족 사라지는 글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당 게시판은 누가 운영하는 것이고,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왜 이렇게 관리하는 것인가,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계속 이렇게 관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김 최고위원이 한 말씀에 대해 간단하게 대답하겠다"며 "당원게시판은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게시판"이라고 강조했다.

서 사무총장은 "'한동훈'이라는 이름은 당 대표이고 공인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간단하게 확인했다"며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상황이라서 더 이상 저희도 확인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서 사무총장은 "고발하겠다고 한 것은 금시초문이다"며 "그 상황이 어떻게 나왔는지 저희가 모르겠지만, 전혀 금시초문이다"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최근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됐거나 김대남 건에 나온 사람이거나 자기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도를 넘지 않는 정치적 표현은 충분히 가능한 걸로 보인다"며 "문제없는 게시글을 누가 했는지 밝혀라, 그런 요구에 응해주는 것이 공당으로서 기본 원칙을 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에 나서 크게 된 것이 문제지, 문제가 없다"며 "저 정도 글을 못 쓰나. 왕조시대인가"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처음에 유튜브에서 이야기가 번진 다음 언론이 기사화 안 해주니 기존에 저를 공격했던 우리 당 정치인이 돌림노래 식으로 키운 것"이라며 "이재명 선고로 숨통이 트이는 것 같으니, 당대표를 끌어내리려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뻔한 의도에 말려들어 갈 생각이 없다"면서 "저는 이제부터 변화와 쇄신을 실천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간에 위임받은 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정당 민주주의라고 하는 차원에서 게시판과 관련된 논란은 조기에 종식돼야 한다. 조기에 종식되기 위해서는 결국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고, 이것이 당의 건강성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한 이야기에 오류가 있는지 팩트체크를 다시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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