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중소·벤처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출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수출국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사진=중소벤처기업연구원] |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 파크뷰홀에서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중소기업 대응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의 발제와 전문가의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자인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대선에 따른 중소기업의 영향 및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은 1기보다 더 강경하고 파급 효과도 클 것"이라며 "특히 대중 중간재 의존도가 높고 대외 충격에 취약한 중소·소상공인의 경우 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엄 위원은 이에 대한 대응 방향으로 ▲스타트업·벤처기업의 미국 시장 진입 촉진 ▲수출 기업 지원 확대 ▲수출 품목 및 국가 다변화 ▲온라인 수출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법의 경우에는 삼성전자와 동반 진출한 중견기업들의 역량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는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에 있더라도 미국 기업과 나쁜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은 영향이 있을 수 있고 미국 진출 계획 중이었던 중소기업 같은 경우 계획을 변경해서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첨언했다.
또한 미중 무역 분쟁이 고조되면 아무래도 중국의 범용 소재에 대해서 중국이 수출 통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경우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에게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관세 부과 시 반도체와 유사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보복 관세가 이뤄질 경우에, 무역 환경이 악화돼어 중소기업에게 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엄 위원은 "IRA 폐지나 축소의 경우 현지 진출한 동반 진출 기업이 대부분은 중견 기업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반도체처럼 직접적인 영향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은 적지만, 부품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잠정적인 진출 가능성이 자초될 가능성도 있다"고도 제언했다.
배터리 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에 대한 경쟁력 강화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좀 개선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위원은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스타트업·벤처기업에 대한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미국과의 조인트 벤처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수출 기업 지원 확대에 대해 강조했다. 우선적으로 통상 협의 채널을 마련해서 미국 정책 변화를 주시하면서 중소·소상공인에게 미칠 영향과 애로사항을 반영해서 정책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중·대중·대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수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에는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제대로 된 컨설팅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는 중소기업 간의 미국 동반 진출이 필요하고, 미래차 부품 개발을 중장기적으로 지원해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수출 품목 국가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수출 경합도 분석을 통해서 전략 품목과 국가를 발굴하고 매칭해서 맞춤형 전략 로드맵이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수출 활성화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지원되고 있는 온라인 지원 제도를 정비하고 마케팅 지원을 위해서 인플루언서 등 중요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 '미 대선에 따른 산업별 영향 및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1기에 이어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이민 정책, 관세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및 대중국 견제 정책, 전반적인 감세정책과 규제 완화 추진을 시사했다.
정책 전략으로 ▲수혜 분야를 중심으로 기회요인 포착 및 개발 ▲대미 대기업 동반 진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 ▲대미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지역에 진출한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도움 필요성을 제시했다.
트럼프 당선과 관련해 한국의 통상 이슈는 대미 무역 수지를 꼽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였고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수출은 올해 7000억불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은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미국 내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관세 정책을 광범위하게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동반 지출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트럼프 2기, 관세정책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수출 품목 영향 분석에 대해 발표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앞으로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리쇼어링 전략은 계속해서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수출 감소로 인해 중소기업의 수출이 다시 감소하는 생산파급 효과를 계산해야 한다"며 "주요 영향 품목군은 전기전자, 기계류, 철강, 섬유의복, 화학 등으로 전기전자에서 2억2600만달러로 가장 큰 폭의 수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중소기업 수출은 보편 관세 부과 이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기업 수출 감소로 인한 생산 파급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났기 때문에 정책 입안 시 대기업과의 연관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편 관세 적용은 기업의 생산지 이전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생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게 되면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의 생산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이다"고 예상했다.
yuni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