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아내 김혜경 씨 선고에 대한 후속 조치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19일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모 씨, 전 경기도 공무원 배모 씨 등 3명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경기도 예산과 관용차를 사적으로 유용하고, 법인카드·과일·샌드위치·세탁 대금 등에 경기도 예산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씨, 배씨의 배임액을 각각 1억653만원, 8843만원, 1억3739만원으로 산정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6 choipix16@newspim.com |
이번 검찰의 기소는 지난주 1심이 선고된 김씨와 배씨의 판결문에 적시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 대표 또한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우선 검찰은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캠프부터 수행했던 배씨를 경기도 5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해 경기도 공무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사모님팀'의 팀장 역할을 부여하고, 배씨는 인사기록상 업무와 무관하게 이 대표를 위한 사적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경기도는 이 대표가 도지사로 취임한 직후 제네시스 G80 차량을 6540만원에 구입했다. 비서실에서는 이를 의전용 관용차로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했으나, 사실은 이 대표 부부 자택 주차장에 세워둔 뒤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전용(專用)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사모님팀은 개인 모임, 병원 출입 등 김씨가 필요로 할 때마다 수시로 제네시스 G80을 운행하고, 공적 용도로 운행되는 것처럼 허위 운행일지를 작성·제출했다.
또 검찰은 사모님팀이 이 대표 부부가 요구한 소고기, 초밥, 복요리 등 음식 약 889만원 상당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구입해 무상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배씨가 경기도 공무와 무관하게 김씨의 사적 모임을 수행하며 법인카드로 모임 참석자들의 식사대금을 결제한 사례도 포함됐다.
즉 검찰은 배씨의 지휘 아래 사모님팀이 공무와 무관한 이 대표 부부의 식사, 과일, 샌드위치 등 음식 구입·제공과 개인의류 세탁 등에 경기도 예산을 사용했으며,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운행하고 김씨를 사적으로 수행하는 등 이 대표 부부의 사생활 관리를 전담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적법한 지출로 위장하려고 마치 경기도의 각종 시책 추진을 위한 간담회 등 공적 목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지출을 결의했다"며 "의전팀은 정씨의 관리하에 샌드위치 가게 외 상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후 '직원 초과근무용', '격려 및 간담회용' 구매인 것처럼 허위지출결의를 통해 경기도 예산을 지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본건과 관련해 이 대표 부부의 주거지·사무실을 제외한 경기도청 등 10곳 미만의 장소에 대하여만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으며,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매출전표 확보 목적으로 경찰이 법인카드 사용 식당 10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 및 수사 의뢰를 단서로 이 대표에 대해 1년가량 수사를 진행했다"며 "검찰은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단서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이후 지난 1월 경찰에서 송치한 고발 사건 수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