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이후 신용거래융자 13% 급감
증권사, 기업 담보가치 하락에 신용금지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거래가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과거와 같은 코스닥 지수 하락에 따른 투자자 이탈보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를 금지시킨 상장기업이 늘어난 것이 최근 흐름이다.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금융투자업계 내 총 신용거래융자는 17조5769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유가증권(코스피) 10조3518억원, 코스닥은 7조2251억원이었다. 시장 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월 15일 20조2000억원(코스피 11조642억원, 9조135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감소세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11.18 stpoemseok@newspim.com |
신용거래란 주식이나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고객 자신의 돈이 아닌 증권사의 돈으로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의 '빚투'(빚을 내서 투자한다는 의미) 현상이 짙어질수록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증가한다.
그런데 최근 신용거래융자 규모 감소는 투자자의 빚투 수요 감소가 아닌,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는 신용거래 금지 종목을 늘리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SK증권의 신용공여 가능 종목 수는 총 1516종목(코스피 683종목, 코스닥 833종목)으로, 6월보다 35종목 줄였다. 상상인증권은 작년 3분기만 해도 신용 불가 종목 수가 298개(코스피 67종목, 코스닥 231종목)이었는데 1년간 359종목(코스피 70종목, 코스닥 289종목)으로 20% 늘렸다. IBK투자증권도 지난 4월 인터로조를 시작으로 카카오, 고려아연, 금양 등 신용공여 금지종목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수치를 밝히지 않은 DB금융투자, BNK투자증권 측도 "신용거래 금지 종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거래를 허용해 주기 싫은 종목들이 많다"며 "하지만 신용거래 금지 종목 선정 공지를 하면 투자자 측에서 왜 이 종목이 안 되냐고 요청하는 경우가 지금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증권업계가 신용거래금지 종목을 늘리는 것은 최근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신용거래를 요청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데, 만약 주가가 급락한다면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증권사들은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주가 안정성 등을 토대로 신용거래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데, 특히 최근 양대 시장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면서 신용거래에 대한 증권업계의 보수적 시각이 팽배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다 보니, 반대매매 위험 종목도 많아졌다"며 "이는 불안정한 상태의 종목이 많아졌다는 뜻이고 증권사는 자연스레 신용거래 금지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과 불안정성이 높아져서 각 증권사는 신용거래금지 종목을 늘리는 경향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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