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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턱의 시간

기사입력 : 2024년10월26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10월26일 08:00

황칠상 변호사

우리 사회에서는 워라밸과 웰빙 라이프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꿈꾸고 있다. 그와 동시에 무엇보다도 개인의 삶과 자유가 존중받기를 희망한다.

우리 사회는 고속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요구해 왔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 우리가 우러러보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 속에서 우리는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고, 워라밸과 웰빙 라이프가 재조명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필자는 이러한 워라밸과 웰빙 라이프가 대두되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문턱의 시간'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황칠상 변호사 [사진=본인] 2023.06.30

'문턱'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다. 이 단어는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문턱은 문과 바닥 사이에 위치한 구조물로서, 두 공간을 구분 짓는 역할을 한다.

문턱은 방과 방 사이 또는 건물의 출입구에 자리 잡아, 사람들이 그곳을 지날 때 발을 들어 넘어가야 하는 일종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턱의 의미는 단순히 공간적인 경계를 넘어서서, 하나의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중간 지점을 나타내는 리미널리티(Liminality), 즉 제3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문턱이라는 공간은 언제나 안정적인 곳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어딘가로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불안정한 경계이다. 우리는 안정된 장소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문턱을 만나게 되며, 이 과정은 앞으로 펼쳐질 무수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문턱은 그 자체로 불확실성과 기회의 공간이며, 그곳에서 우리는 발전을 이루고 자신만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었다.

문턱은 사회적 측면 뿐만 아니라 개인적 성장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별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턱을 마주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수고로움과 노력, 시간을 투자하여 자신의 전문성, 특별함을 갖게 된다. 문턱의 시간을 통과하며 우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한, 문턱은 모호한 공간이면서도 창조의 시간을 경험하게 하는 제3의 공간이다. 문턱은 유동적이지만 새로운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애플이 기존의 컴퓨터 제조업에서 벗어나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창출한 것은 문턱의 시간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으며, 이민자들의 정착과정에서 만들어진 라틴 팝이나 레게톤 음악의 문화, 짜장면, 짬뽕과 같은 새로운 음식의 문화는 문턱의 시간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융합의 산물이다.

우리의 부모님과 선배들은 문턱의 시간을 거쳐 오늘날의 사회를 만들어왔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을 복구하며 경제 도약을 이루어 낸 역사, 민주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역사, IMF 위기에서 힘든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구조를 개혁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한 역사 등이 우리 사회에서 문턱의 시간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워라밸과 웰빙 라이프를 중시하면서, 정작 우리가 겪어야 할 문턱의 시간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문턱의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발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고, 정체성과 가치관 역시 흔들리게 될 것이다. 더불어 단단함과 창조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개인 선택의 영역을 떠나, 변화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문턱의 시간을 기피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순간의 어려움과 수고로움이 더 나은 우리를 만들 수 있기에, 우리는 문턱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더욱 강해지고, 창조적이며,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건강함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문턱의 시간을 담대히 맞이하는 우리,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황칠상 변호사

자격 변호사(Attorney at Law), 공인회계사(KICPA), 세무사

경력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세아
대신증권 FICC구조화, 전략지원실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 PDF운용본부 (Private Debt Fund)
신한투자증권 투자상품부, 상품관리부
현재 주식회사 그레이스 CFO

단체활동내역
2023년 (재)한국청년기업가정신 재단 K-ICT창업멘토링센터 법률멘토
2019~2020년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현재 세무변호사회, 신탁변호사회, 금융변호사회 정회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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