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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두산, 사업구조 재편 재추진...에너빌리티 주주가치 높여

기사입력 : 2024년10월21일 17:45

최종수정 : 2024년10월21일 18:13

로보틱스-에너빌리티 합병 비율 1:0.04로 변경
"재편 마치면 에너빌·로보틱스 모두 성장"
"밥캣 하드웨어+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접목"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두는 사업 구조 재편안을 다시 추진한다.

금융 당국의 우려와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불만을 반영해 지난 8월 철회한 기존 방안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도록 합병 비율도 재산정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 3사 최고 경영진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 재편과 관련해 변경된 분할합병 비율을 밝히고,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 효과 등을 설명했다.

3사 대표들은 "사업 구조 재편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 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두산]

◆ 박상현 사장 "사업 구조 재편 마치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모두 성장 가속화"

박상현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의 분할 및 합병 비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의 두산로보틱스 정정 공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 합병 비율은 1:0.0432962다.

예를 들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이번 분할 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받게 된다. 지난 8월 추진했다가 금융 당국과 주주들의 반발로 철회했던 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로보틱스 주식 3.15주를 받는 구조에서 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는 구조로 변경됐다.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보유하게 되는 주식 가치는 지난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 원 증가한다.

이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 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 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또한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다"면서 "이번 사업 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 원 이상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 원전, SMR, 가스·수소 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형 원전의 경우 체코 2기(후속 2기 가능성), UAE 2~4기, 폴란드 또는 사우디 2기,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 2기 등 총 10기의 수주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에선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수립하고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지난주 엑스에너지에 대한 아마존의 5억 달러 투자가 알려졌고, 뉴스케일파워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SMR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당초 세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 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면서 "2028년 기준 2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뉴스핌DB]

◆ 스캇 박 "두산밥캣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솔루션 접목해 시장 선점"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농업, 건설 분야의 전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약 12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아직 이 분야의 압도적인 리더는 없다"면서 "글로벌 협동로봇 4위이자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와 건설·농업·물류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인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면 전문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류 대표는 "전 세계 17개 생산기지와 1500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현재 두산로보틱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선진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 즉시 실현 가능한 시너지를 포함해 향후 지속적인 기술 협력과 영업망 확대 등으로 전문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박 부회장은 "핵심 사업인 소형 건설 장비에서 농기계, 지게차 등 인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 5년간 가파른 성장을 이뤘지만 제품 다각화만으로는 추가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무인화·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미래 기술 및 제품에 대한 개발과 혁신을 계속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야는 산업용 자율 작업 장비 시장이다. 건설 장비, 농업용 장비, 물류 장비 등 산업용 장비 중 자율 작업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0조 원(233억 달러) 규모였다.

박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자동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이 시장은 향후 연간 12.8% 성장해 2031년에는 80조 원(612억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모션 자동화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 능력 등을 접목해 무인화, 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사업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산 경영진은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을 약속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 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하고 정정 신고서를 공시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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