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포토에세이] 가을로 가는 숲속은 아늑하다...영덕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

기사입력 : 2024년10월08일 18:08

최종수정 : 2024년10월08일 19:18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세차게 쏟아지던 소나기성 가을비가 기세를 낮추고 가로등 불빛처럼 은은하게 흩날리며 대지를 적신다.

하늘향해 머리를 곧추세우고 세찬 비를 온몸으로 맞던 메타세콰이어 숲이 고요하다.

 

정적을 깨듯 한 무리 새들이 날아들어 세찬 빗소리 대신 맑은 음율을 쏟는다.

가을로 가는 숲 속은 아늑하고 고요하다.

수 만의 병정처럼 가지런하게 서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일제히 맑은 빗방울을 잎사귀에 달고 백설기 가루처럼 숲향을 흩뿌린다.

 

 

 

숲향에 취한 청개구리 한마리 메타세콰이어 나무 밑둥을 건너 풀 숲으로 내닫는다.

경북 영덕 영해들을 지나 벌영리에 자리 잡은 메타세콰이어숲이 편백나무를 허리에 끼고 때 늦은 가을비 속에 온 몸을 내맡긴 채 호젓하다.

이따금 숲을 흔들며 바람이 지나자 훌쩍 자린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편백나무가 후두둑 몸을 뒤채이며 영롱한 물방울을 날린다.

 

조선조 실학자이자 분방한 문장가로 문명을 떨친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 1741년(영조 17)~1793년(정조 17)선생은 '원한(原閒)'이라는 글을 통해 '한가로움의 뿌리'를 명쾌하게 제시했다.

"마음이 한가로우면 몸은 저절로 한가롭다"

그렇다. 이덕무 선생은 '한가로움의 근원'을 그저 빈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로움'에서 그 뿌리를 찾은 것이다.

안대회 교수(성균관대 한문학)는 이덕무 선생의 글을 소개하면서 "마음이 소란스러운 사람은 아무리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데려다놓아도 돈 버는 꿈이나 꾸고 권력의 쟁취나 꿈꾼다"고 단언했다.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4.10.08 nulcheon@newspim.com

세상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하루 사이에 자신을 둘러싼 산야가 사라지고 강줄기가 바뀌고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식량을 내어주던 들판엔 낯선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

중국대륙에서 불어오는 황사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에 숨가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노동과 격무에 시달리며 황사에 미세먼지로 바깥출입마저도 꺼려하는 세상이 돼버렸다.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에서는 최소한 황사니 미세먼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이곳 메타세콰이어숲에 들어서면 세속의 욕망은 티끌도 없이 몸 속에서 날아간다.

세간에 널리 알려진 전라도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이 풍찬노숙의 세상의 일을 다 담은 듯 노년의 완숙함이라면 영해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은 해맑고 발랄하고 순하고 분방하고 꿈을 가득 머금은 청년들이다.

 

 

13~15년 남짓 나이를 먹은 메타세콰이어숲이 잘 매만진 가르마처럼 하늘을 받치고 양팔 벌여 사람들을 맞는다.

곧게 하늘로 솟은 메타세콰이어는 모두 허리춤에 편백과 측백 한 그루씩을 흡사 연인처럼 끼고 있다.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은 15년 전 이 고을 출신의 출향인사 장상국 선생의 자연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손길로 탄생했다.

숲은 어린만큼 여전히 미완성이다. 미완성이어서 꿈은 가득하다.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은 여타의 제법 이름난 숲처럼 출입 비용을 받지 않는다. 무료로 개방된다.

그냥 주어지는 것에는 반드시 무한 책임이 뒤따른다.

벌영리 메타세콰이어숲을 찾을 때는 아무 것도 가져와서는 안 된다. 더구나 자신의 몸에 지닌 것들을 함부로 버려서도 안 된다.

속살을 고스란히 내어 주는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