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급에서 사건 배당 전 병합 수사 여부 검토
사건 접수 수사지원팀으로 일원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사건 특성을 고려해 배당 단계에서부터 병합 수사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병합 수사 활성화를 위해 사건 배당 체계 개선에 나선다.
우선 지역 관서장이나 수사과장 등 중간관리자들이 사건 접수 단계부터 고소장 등 사건 기록을 직접 검토해 실질적으로 사건 배당을 지휘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부서 간 의견 대립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이 직접 배당을 지휘하도록 하고, 사건 접수 현황과 병합 수사 대상 등에 관한 관서장 보고 절차를 신설할 계획이다.
현재 사건 배당은 고소, 고발이 접수되면 관련 부서 실무자들이 처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건 배당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yooksa@newspim.com |
예를 들면 유사한 범죄 수법으로 여러 건이 신고 접수된 투자 사기 사건 등 일부 신종 범죄 수사에서 사건마다 수사팀에서 개별 수사를 할 경우 사건의 진실을 발견하는 데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앞으로는 사건을 각 부서별로 접수하는 방식에서 수사과 수사지원팀으로 창구를 일원화하고, 사건 배당 전에 중간관리자들이 병합 여부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사건이 배당된 후 수사 과정에서 병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전에 병합 여부를 검토함으로써 병합 수사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통합 수사나 집중 수사가 필요한 사건이나 처리가 곤란한 사건들은 적극적으로 병합하도록 하고, 시도청 이관뿐만 아니라 관서 내에서 지능팀을 중심으로 적극 수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이같이 사건 배당 체계가 개편될 경우 수사지원팀이나 지역 관서장, 수사과장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수본 관계자는 "개별 건건으로 수사하기보다 특정 단서나 수단이 공통되는 사건은 병합해서 수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므로 사건 접수 시부터 병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다는 취지"라면서 "수사지원팀이나 중간관리자들의 업무 부담이 불가피한데, 향후 이를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수본은 병합 수사가 실제 현장에 정착되는 정도를 매주 모니터링하면서 관서별로 성과 지표에 병합 수사 활용도를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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