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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막을 공자의 지혜, '근자열 원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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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인구가 늘어나고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백성 수가 줄어들고 경제와 국력이 점점 쇠퇴하자 춘추시대 엽공(叶公)이 공자에게 치국의 도에 대해 물었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悦 远者来)'

공자는 먼저 가까이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면 멀리서 소문을 듣고 인구(인재)와 더불어 상단(기업)이 몰려온다는 뜻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논어 자로(子路) 편에 나오는 치리(治理), 즉 국가 운영에 대한 고사로 인구 문제를 얘기할때 현대 들어서도 심심치않게 인용되는 불후의 경구다.

공자의 시대로 부터 2500여년 떨어진 지금 중국 도시들도 여전히 옛 통치자 엽공과 똑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인구가 경제 번영의 요체인데 많은 도시들이 인구 유출과 감소로 인해 지역 소멸의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의 삼포 세대 격인 젊은 탕핑(躺平)족들의 결혼과 출산 기피 때문에 중국은 2022년, 2023년 두해 연속 총 인구 순감소세를 나타냈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노동 인구와 함께 젊은 인재가 급격히 줄어들고 기업 자본도 외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공자가 제시한 '치국의 도'라는 잣대에 비춰볼때 근자불열(近者不悦, 기존 주민과 기업에게 만족을 주지 못함)임이 분명하다. 나라나 도시가 일자리와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인구와 기업을 끌어들일 마땅한 유인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랫동안 인구 보너스를 누리며 순항해온 중국 경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인구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가뜩이나 문제가 많은 중국 경제호가 인구함정으로 좌초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중국열 세계래(中國悦 世界来, 중국 환경을 좋게 만들어 세계를 끌어들인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세간의 환심을 사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서부 내륙 충칭시는 지방 도시중 가장 먼저 '충칭열 세계래(重庆悦 世界来, 충칭을 기쁘게 하면 세계가 몰려온다)' 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충칭은 먼저 거주 주민과 기존 경내 투자 기업들에게 양호한 조건과 환경을 제공하고, 미래 비전과 다양한 기회를 향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외부 인구 유입을 늘리고 외자를 확대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 대한민국의 시군구 가운데도 '공자의 지혜'를 원용해 지방소멸을 극복한 유사한 사례가 엿보여 흥미를 끈다. 보도에 따르면 전라남도 신안군은 태양광 발전을 통한 햇빛 연금과 햇빛 수당 제도로 외진 지자체로서 드물게 생활 인구를 늘리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지역 특성을 살려 공동의 수입 기반을 마련, 경제 인센티브를 공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 인구 유입을 늘려가는 신안군의 사례는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훌륭한 본보기로 보여진다. 

춘추시대 위정자 엽공의 인구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준 공자의 훈수 '근자열 원자래'는 시대를 뛰어넘어 21세기 한국이 지방소멸에 대응하는데 있어서도 깊이 새겨볼 만한 금언이 아닐까 싶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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