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취임 총회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대표 레슬링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서보민 판사)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었던 레슬링 국가대표팀 감독 박치호(52)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obliviate12@newspim.com |
박 씨는 지난 2021년 4월 8일 대한레슬링협회(이하 협회) 전무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무단으로 '2021년 정기 대의원총회' 취소 안내 공문을 작성하도록 지시하여 총회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해상 회장은 같은 해 4월 15일 정기 대의원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총회 개최를 위한 공문이 발송되었으나, 박 씨는 "조 회장이 총회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시·도 협회에 발송하도록 지시했다. 검찰은 박 씨가 위계로 협회의 총회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았다.
사실 조 회장은 취임 전 당선 과정에서부터 잡음을 겪어야 했다. 조 회장은 2021년 11월에 열린 회장 선거에서 143표 중 76표를 얻어 63표를 획득한 김재원(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협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조 회장이 기부행위 금지 조항 등을 위반했다며 당선을 무효 처리했다. 이에 조 회장은 협회를 상대로 회장 선거 당선 무효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 제21부(임태혁 부장판사)의 인용 결정을 받아 당선에 올랐다.
협회는 가처분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조 회장의 회장 지위를 인정하며 선관위의 당선 무효 결정을 취소했다. 또한, 김재원 후보를 당선시킨 재선거에 대해서도 법원은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3개월에 걸친 분쟁 끝에 대한체육회는 이와 같은 법원의 결정에 근거해 조 회장을 회장으로 인준하고, 협회에 신임 집행부 구성을 위한 총회를 개최해 그해 4월 21일까지 신입 집행부 구성 결과와 부회장 인준을 요청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총회 개최를 지시했지만 박 씨가 이를 취소하는 공문을 내보낸 것이다.
박 씨 측은 "당시 협회의 회장으로서 권한이 있는 소집권자인 이정욱 당시 협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업무방해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위와 같은 사실들을 근거로 살피며 "협회로서는 신속히 총회를 개최하여 조 회장이 회장 지위에 취임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정욱 협회장이 자신의 승인 없이 총회가 소집되었으니 정관에 따라 처리하라고 지시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으며, 결국 조 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한 것으로 등기된 점 등에 따라 법원은 박 씨의 행위가 위계에 해당하지도, 고의가 있었다고 보지도 않았다.
또한 관련 규정이 조 회장의 임기를 대한체육회가 인준한 협회장이 개최하는 총회일부터 2025년 정기 총회일 전날까지로 명시했으며, 반면 이정욱 협회장의 임기는 후임 협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정기 총회의 전날까지라는 점 등도 고려됐다.
법원은 "비록 피고인의 이 사건 공문 작성, 발송이 협회 회장 당선인 지위를 가진 조 회장이 취임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졌다거나 신속히 진행될 필요가 있었던 취임 절차를 지연시킨 행위가 협회 전무로서 의무를 충족하는 행위라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위계에 의한 협회 업무방해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이 법원의 무죄 판결에 항소를 제기해 해당 사건은 항소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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