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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 10년간 사회갈등 경제적 비용 2327조…단체교섭이 해법

기사입력 : 2024년09월19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9월19일 06:00

연평균 233조 발생…지난해 예산의 3분의 1 이상
신뢰의 제도화로 전환…노사공동협의체 구축해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사회갈등의 경제적 비용 2327조원'

정부가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에 의뢰해 발표한 추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2013~2022년)간 발생한 사회갈등의 경제적 비용은 2327조원이다. 연평균 233조원! 2023년 예산(639조원)의 3분의 1 이상!

사회갈등의 체계적, 효과적 관리가 경제의 도약과 사회 발전의 주춧돌인 이유다. 

◆ 단체교섭은 노동갈등의 원인인 동시에 해소 과정

노동갈등(307조원·11.7%)은 세월호, 탄핵 등과 관련된 이념 갈등(1981조원·75%)과 달리 경제체계에 내재한 예측 가능한 갈등이다. 그래서 단체교섭은 노동갈등의 주요 원인인 동시에 해소 과정이다. 그런데 단체교섭의 일부 관행은 노동갈등의 해소보다 심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 관행은 '인정투쟁'과 '벼랑 끝 전술'이다.

[출처=중앙노동위원회] 2024.09.13 jsh@newspim.com

'인정투쟁'의 시발점인 '노조 불인정'의 주된 근거로 노조는 단체교섭에 불가결한 자료의 미제공, 실질적 결정권자의 교섭 불참 등을 거론한다. 반면에 일부 사용자는 합법노조의 실질적 대표성을 문제 삼고, 다양한 경로로 공개된 자료가 노조 요구안 작성에 충분하며, 교섭 참여자에게 교섭 및 체결권을 수임했다며 노조의 비판이 '근거 없음'을 강변한다. 상호불신 상태에서 사용자는 노조 요구에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된다'라며 원천적 거부 입장을 견지하고, 노조는 '무시하냐'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하는 관행이 만들어진다.

불신이 팽배한 상태에서의 단체교섭은 대부분 주장 불일치 해소를 위한 충분한 교섭보다 3~4회 형식적 회의 후 결렬이 선언된다. '형식적 교섭'은 불법은 아니지만, 개선의 여지가 크다. 그 이유는 노조의 헌법상 권리인 단체교섭이 문제 해결의 도구 역할을 담당하기보다, 파업 등 쟁의행위를 위한 절차에 불과해져서다. 쟁의 행위도 일정 조건 하에선 합법이기에, 노동위원회는 형식적 교섭 후 조정이 신청된 사건에 대해서 실질적 교섭을 진행한 후 재신청을 행정지도 내지는 조정한다.

'벼랑 끝 전술'은 노조가 요구안 관철을 위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한 후에야 사용자가 합의안을 제시하는 관행을 말한다. 노조의 관점에선 관행상 쟁의행위가 사용자의 타결안 제시를 압박할 유일하면서도 효과적인 도구다. 반면에 사용자는 먼저 안을 제시하면 노조가 이를 쟁취한 것으로 간주하고 추가 요구와 함께 쟁의행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노사의 전략 아래서 조정신청 전 단체교섭은 당연히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다.

◆ 정보 교환에서 더 나아가 신뢰의 제도화 필요

앞의 논의를 요약하고 상술할 개선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노조 '인정 투쟁'의 핵심 원인이 노사 간 상호 신뢰 부족이기에 신뢰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일부 민간 대기업 노사의 핵심 단체교섭 전략이었던 '벼랑 끝 전술' 관행의 개선에는 기준점 편향 현상 활용을 제안한다.

한국의 노사관계 전반은 '약속 준수', '신뢰', '정보교환', '노사공동협의' 등 원만하지만(한국노동연구원, 2022),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 사업장 대다수는 그 반대 경향을 보인다. 불신에서 신뢰의 제도화로 전환이 필요하고, 그를 위해 정보의 교환에 머물지 말고 공유 및 공동해석의 제도화, 약속 준수와 주요 사안의 노사공동협의체 구축 등이 필요하다.

[출처=중앙노동위원회] 2024.09.13 jsh@newspim.com

◆ 사용자는 타협안을 파업 전 제시하는 전략 필요

'벼랑 끝 전술'은 최근 단체교섭 경험이 일천한 극소수 사업장 노사에서만 관찰된다. 주된 이유는 사용자의 전략 변화, 즉 타협안의 파업 후 제시에서 파업 전 제시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A 자동차회사 사례처럼 사용자가 단체교섭 초기에 타협안을 제시하자 '기준점 편향 현상'(Anchoring bias)에 변화가 나타났다.

현장 조합원 사이에 단체협약 관련 논의의 기준점이 기존의 노조 요구에서 회사 제시안으로 바뀌고, 단체협약의 수용 가능한 수준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상대적으로 빨라졌다. 사용자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이란 원칙에 터 잡아 전략을 과감히 수정한 결과, 파업이 교섭 마무리의 필수 요소이던 오랜 관행도 바뀌었다

◆ 앞으로의 논의를 위하여

앞에서 한국 단체교섭 관행 중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인 관행을 본격 교섭 전(형식적 교섭 및 인정투쟁)과 교섭진행 단계(벼랑 끝 전술)로 나누어 논의했다. 개별 사업장 노사는 두 단계의 개선방안을 통합적으로 활용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지면 한계와 필자의 역량 한계로 다른 기회로 논의를 미룬 관행도 많다. 중소기업, 기간제·간접고용·특고, 저임금·저조직률 부문 등 주로 2차 노동시장에서 새로 형성되는 노사관계 및 단체교섭 관련 관행이 이에 속한다.

형성 중인 단체교섭에서 인정투쟁, 형식적 교섭, 벼랑 끝 전술 등 기존 관행이 의도적으로 사전에 배제되긴 어려울 터다. 새로운 관행이 노동갈등은 물론 사회갈등 해소에도 이바지할 수 있게끔 논의를 확장 및 심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1차 노동시장에서의 단체교섭 관행의 개선에 중점을 둔 본 논의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황기돈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전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

※ [슬기로운 직장생활]은 <뉴스핌>이 중앙노동위원회와 제휴를 맺고 위원회가 분기별로 발간하는 계간지 <조정과 심판>에 담긴 직장생활 노하우 주요내용을 연재하는 기사입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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