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 호텔 투숙하며 직원 업무방해
"다시는 절대 범죄 근처에도 가지 말라"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폭력 조직을 사주해 배 회장 소유의 서울 대형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도록 한 주범이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1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등의이용·지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윤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범행을 주도했다"며 "피고인의 목적은 단순히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호텔에 조직폭력배들을 데려다 놓고 배상윤 회장을 압박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금 조달을 못해 투자기회를 상실할 위기에 처하자 적법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그러면서 호텔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투숙객들의 평온을 해쳤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질책했다.
하얏트 호텔 난동 당시 장면. [제공 = 서울중앙지검] |
윤씨와 공모해 범행을 계획한 부두목급 조직폭력배 최모 씨에게는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이 후배 조직원들의 우발적 일탈이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상위 조직폭력배인 피고인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지시를 받아 호텔에서 단체활동을 하며 위세를 과시한 혐의로 기소된 하위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범죄일 가능성을 예견하면서도 거칠고 무례한 처신 등 조직 위세를 과시하는 단체활동을 했다"며 각각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선고를 마치면서 재판부는 "다시는 절대 범죄 근처에도 가지 말라", "국가의 감독을 받으며 성실히 생활하라", "이쪽과 절연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전남 목포에 거점을 두고 결성된 폭력조직으로 2000년대 들어 전국으로 세를 넓힌 국내 10대 폭력조직 중 하나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원들은 지난 2020년 10월 말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3박 4일간 숙박하며 당시 호텔 소유주였던 배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호텔 직원들을 위협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공연 중이던 악단과 손님들에게 욕설을 하고 공연중단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신의 문신을 드러낸 채 집단으로 사우나를 이용하거나 조직폭력배식 굴신 인사를 하며 위협적인 태도로 호텔 로비를 활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배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H필룩스·KH일렉트론 등 계열사에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 65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