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없었다... 친구에게 20만 위안 받았지만 불법적인 돈 아냐"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수원FC)가 중국 공안이 가족을 얘기하며 협박해 혐의를 강제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11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며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원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손준호가 11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4.1.11 psoq1337@newspim.com |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공안 조사 당시 음성 파일을 공개해 자기가 불법적으로 수사받은 과정을 밝히고 싶었다는 손준호는 "내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지만, 공안은 영상만 있을 뿐, 음성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며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 압박 수사를 통한 내 거짓 자백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결코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다. 20만 위안(약 3763만원)을 진징다오(김경도)로부터 받은 건 맞다. 친구 사이에서 오고 간 돈일 뿐이다"이라며 동료간 금전 거래는 인정했지만 승부조작에 의한 불법적 거래는 완강히 부인했다.
손준호는 "조사 중 승부조작은 단 한 번도 인정한 적 없다. 그래서 중국축구협회의 10일 발표가 당황스러웠다"라며 "공안에서는 뇌물수수혐의라고 주장했지만, 친구(진징다오)에게 받은 돈은 절대 불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전날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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