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 20대 등 총 144대 공격 드론 동원… 9개 도시 동시 타격
NYT "우크라,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점점 더 공격 강화"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10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남서부 접경 지역 도시들을 향해 대대적인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날 공격으로 모스크바 시내에서 46세 여성 한 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모스크바의 주요 공항 4곳 중 3곳이 폐쇄됐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모스크바에서 사망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날 최소 144대 이상의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심장부를 향해 기습 공격을 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군은 인구 2100만명이 넘는 모스크바 지역에서 20대를 격추했고, 다른 8개 지역에서 124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면서 "이날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말했다.
10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라멘스코예 지역에 있는 한 고층아파트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파손돼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모스크바에선 드론 공격에 따른 피해가 속출했다. 크렘린궁에서 남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라멘스코예 지역에서 46세 여성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주민 43명은 임시 수용시설로 대피했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라멘스코예 지역에 있는 아파트 수십 채가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과 함께 고층 아파트 창문에서 불길이 치솟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주민 알렉산더 리씨는 "창문을 보니 불덩어리가 날아다녔다"면서 "충격파에 창문이 박살났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오늘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 라멘스코예 지역에서 최소 2채의 고층아파트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주요 공항과 일부 도로도 폐쇄됐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드론이 주콥스키 국제공항 지역에 떨어졌다"며 "모스크바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5대가 격추됐으며 추락 지점에 긴급 구조대원들이 파견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주콥스키 공항 이외에도 브누코보와 도모데도보 공항도 이날 이른 아침에 운영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RIA)은 "국내·국제선 항공편 약 30편 이상이 결항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이외 8개 도시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보고됐다.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200㎞ 떨어진 툴라 지역 당국은 드론 잔해가 에너지 기반 시설에 추락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서부 브랸스크 지역 상공에서 70여대의 드론을 격추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수십 대를 요격했다"면서 "모스크바 이외에 피해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70마일(432㎞) 떨어져 있는 모스크바에 대한 공격은 비교적 드문 일"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점점 더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지난달과 작년 5월에도 모스크바를 향해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드론 11대를 동원해 모스크바 타격에 나섰지만 모두 격추됐고, 작년 5월에도 8대를 출격시켰지만 도중에 요격됐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