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존재감, 기술력 입증
스위치블레이드, 프랑스 등 국제 주문 쇄도
"미국 국방부 무인기 시스템 '조달'에 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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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군용 무인기(드론) 판매업체 에어로바이론먼트(종목코드: AVAV)가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국면 속에서 주목해야 할 방위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관련 기술력을 입증한 이 회사는 미국 국방부가 AI 무인기 분야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에어로바이론먼트 주가 5년 추이 [자료=코이핀] |
1. 어떤 곳
월가에서 에어로바이론은 AI 군용 무인기 시장에 '순수'하게 투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으로 거론된다. 노스롭그루먼(NOC)이나 록히드마틴(LMT) 등 대형 방위업체도 관련 시장의 확장에 따라 수혜가 기대돼 투자처로 언급되고 있지만 군용 무인기에만 사업의 초점을 두는 것은 아니어서 기대감의 수위가 에어로바이론과 차이가 있다.
에어로바이론은 대형 방위업체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곳이나 설립된 지가 53년이 된 회사로 이력이 꽤 있다. 초기에는 공기역학 원리를 이용한 태양광동력 비행기나 인간동력 비행기 등을 개발했다가 그 뒤 군용 무인항공기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의 외연을 갖췄다. 1990년대부터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방위산업계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에어로바이론이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계기가 됐다. 군사력이 비교적 열세에 있던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를 통해 러시아와 '백중세'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에어로바이론의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무인기가 있었다는 게 알려지자 프랑스 등 미국의 동맹국 사이에서 관련 무인기 주문이 급증했다.
2. "하늘의 철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에어로바이론의 스위치블레이드는 '하늘의 철퇴(sky retribution)'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위치블레이드가 러시아의 중장갑 목표물을 타격·제거하는데 효율적으로 활용됐다. 휴대성이 뛰어나 배낭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됐고 비행 중 소음이 거의 없어 은밀한 작전 수행이 가능했다. 이런 별명이 붙은 것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위치블레이드600이 사용되는 상황을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에어로바이론먼트] |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지난 주가 흐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에어로바이론의 현재 주가는 184.01달러(22일 종가)로 올해 들어 50% 올랐다. 최근 1년 사이 상승률은 92%로 2배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록히드마틴의 주가 상승률이 각각 모두 23%인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지수 S&P500 구성 종목에서 항공·방위 업종 기업의 주가를 종합한 관련 지수의 상승률을 각각 15%와 25%도 크게 웃돈다.
*에어로바이론의 사업부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①무인시스템(UxS, 최근 결산 보고 분기 매출액 비중 52.6%) ②체공형무기시스템(LMS, 37.5%) ③맥크리디웍스(MW, 9.9%) 등이다. UxS와 LMS 모두 무인 항공기를 취급하지만 UxS는 정찰·감시·정보수집 목적의 무인기를, LMS는 공격용 무인기를 다룬다. 주로 자폭형이다. 스위치블레이드 시리즈(300, 600)가 대표 제품이다. MW는 연구·개발 부문으로 기술 프로젝트 수주나 기술 라이선스 등을 통해 매출을 발생한다.
3. 국방부 훈풍
월가에서 이미 큰 폭의 주가 '아웃퍼폼'을 실현한 에어로바이론에 대해 추가 강세를 기대하는 것은 미국 국방부의 무인기 지출액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AI 무인기에 대해서다. 에어로바이론의 2024회계연도(작년 5월~올해 4월) 매출액에서 미국 국방부의 비중은 약 76%다. 이미 자사의 무인기에 AI 기술을 상용화한 점, 국방부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상당한 점에서 수혜를 직감할 수 있다.
BTIG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5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예산안에 대해 무인 시스템용으로 53억달러를 의회에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산안의 대부분은 장비나 기술 등의 구매·개발을 의미하는 '조달' 부문이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동에서의 분쟁을 통해 무인기의 영향력을 재차 체감한 국방부가 새 장비 구매와 기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신기술 개발에 열의를 보였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당장은 해군이 무인기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 까닭에 수혜 대상이 되지만 향후 5년은 공군의 관련 지출액이 크게 증가해 주수혜 주체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 프로그램 목적으로 요청된 자금 대부분이 소위 미국의 공중 우세를 유지하기 위한 '차세대 공중우세 이니셔티브' 중 협동전투기(CCA)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CCA는 AI 기반의 저비용 무인 전투기를 유인 전투기와 함께 운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