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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기자가 간다] 배에 끌려 바닷물 '꿀꺽꿀꺽'…"극한 바다에서 살아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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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생존능력 극대화를 위한 해상생환훈련
실제 조난 상황 대비 훈련으로 생존 능력 강화
낙하산 견인부터 탐색구조까지, 극한의 훈련 현장

국내 유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중사 출신 기자입니다. [특전기자가 간다]를 쓰고 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군을 생생하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기자정신과 군인정신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착수준비'를 외친 뒤 최종 보고를 하면 바다에 떨어지게 됩니다. 준비됐습니까!"

호통에 가까운 교관 목소리가 들렸다. 훈련용 배 뒤쪽에 설치된 난간으로 다리를 조심스럽게 옮겼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손잡이를 꽉 잡았다. 약 4미터 아래는 수심을 알 수조차 없는 바다였다.

"잡고 있는 손 놓습니다. 양손 다 떼세요."

교관의 지시를 듣고 잠시 고민하다 천천히 손을 놓았다. 낙하산 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준비완료' 한 마디만 외치면 그대로 바다로 떨어질 참이었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4일 본지 박성준 기자가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낙하산 견인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지난 14일 경남 남해 미조항 인근 앞바다. 낙하산 견인 훈련(DRAG) 중이다. 공중작전 중 조난됐을 때 살아남는 훈련인데, 낙하산을 통해 바다에 떨어질 때 생길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다.

바람이 많이 불면 수면 위에서 낙하산에 의해 끌려다니게 된다. 파도와 바람 때문에 시야는커녕 호흡조차 쉽지 않다. 이 상황에서 낙하산 줄을 풀어내야 하는 것이다.

기자는 수영지도사 자격증도 있고, 수상 인명구조요원 교육도 받았다. 더욱이 낙하산을 통해 적지에 침투하는 '공수부대' 출신 아니던가. 그럼에도 심장이 쿵쿵댔다. 방수복 때문에 목과 손목이 압박됐고, 36도에 달하는 날씨에 헬멧까지 쓰니 숨이 턱 막혔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하며 물을 먹고 있는 모습.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착수준비 완료!"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크게 냈다. 긴장했지만 어렵지 않게 훈련을 마칠 것으로 생각했다. 뱃살은 나왔어도 몸은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그대로 4미터 높이에서 바다로 추락했다.

4미터는 생각보다 높았다. '이쯤 됐으면 착지해야 하는데 왜 계속 떨어지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바닷물에 첨벙 잠겼다. 훈련정의 속도는 5노트(시속 9킬로미터)가 조금 넘었다. 체감은 시속 60킬로미터쯤 되는 것 같았다. 훈련정은 조금의 자비도 없이 기자를 끌고 갔다.

수면 위에 엎드린 자세에서 몸을 180도 회전시켜 누운 자세를 한 뒤 낙하산 줄을 풀면 된다. 그런데 웬걸, 의지와는 상관없이 곧바로 몸이 뒤집혔다. 순간 파도 때문에 돌아가버린 것이다. 당황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우선 숨부터 쉬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물살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바닷물이 코와 입으로 밀려 들어왔다. 침착하게 숨을 참고 어깨에 낀 구명대를 잡아당겼다. 머리를 물 밖으로 꺼내기 위해 온 힘으로 상체를 들어 올렸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마친 뒤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구명대 당기세요. 목 부분을 잡으면서 상체를 일으켜야 합니다."

뭔가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해도 머리는 계속 물속에 잠겼다. 참을 수 있는 최대로 호흡을 참았다. 이제는 정말 숨을 쉬어야 했다. 당장 배를 멈추거나, 낙하산 줄을 끊어야 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물에서 숨을 쉬려고 하자 바닷물이 울컥울컥 목으로 들어왔다. 패닉 상태였다. 구명대를 당기는 것을 포기하고 본능에 따라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다. 멈춰 달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 손조차 들 수 없었다. 교관의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았다. 바닷속에서 보이는 태양이 희미하게 일렁였다.

'기절해도 구해줄 사람이 있으니 설마 죽진 않겠지? 정말 위급상황인데 왜 안 도와주지? 정말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니야?'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가까스로 낙하산 줄을 풀었고 몸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기침이 터지면서 입과 코에서 물이 쏟아졌다. 바다수영도 해봤지만 이렇게 많은 물을 먹은 건 처음이었다. 수면 위에서 계속 물을 토했다. 안전요원이 투입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구명정 위에 올라 한참을 누워 있었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마친 뒤 다른 훈련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바닷물을 많이 먹어 표정이 일그러져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무사히 낙하산을 풀어내면 남은 건 구조대를 기다리는 일이다. 겨우 진정될 때쯤 이어진 두 번째 훈련은 탐색구조훈련. 바다에 표류하다 헬기를 만나 구조될 때까지 행동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이다.

5명이 한 조가 돼 바다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떨어지지 않게 팔짱을 끼고 물에 둥둥 떠 있었다. 탐색구조에 나설 경우 헬기 프로펠러에 의해 부는 바람인 '다운워시'에 의해 구명정까지 전복될 수 있다고 한다. 서로 붙어서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물 위에 떠서 구조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헬기가 근처로 다가오자, 바닷물이 사방으로 튀며 아플 정도로 얼굴을 때렸다. 눈을 뜰 수 없었고 손으로 얼굴을 막아야 겨우 숨 쉴 수 있었다.

바람 때문에 생긴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또 연거푸 물을 먹었다. 조원 중 한 명이 무사히 헬기에 의해 구조되면서 탐색구조훈련은 마무리됐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본지 박성준 기자가 탐색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마지막 훈련은 낙하산 부양 강하훈련(PARA-SAIL)이었다. 조종사들이 항공기에서 비상탈출한 뒤 낙하산을 이용해 안전하게 바다로 입수하는 훈련이다. 남해 상공에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기자는 이 훈련을 체험할 순 없었다.

훈련정에는 110미터에 달하는 형광색 낙하산 견인줄이 놓였다. 견인선에 연결해 공중으로 띄우기 위한 것이다.

견인선이 좌측에서 등장했고,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줄이 다 빠져나갈 때쯤 교관은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낙하산과 함께 공중 부양해 70미터 상공까지 떠 올랐다. 아파트 20층이 넘는 높이다.

분리 신호에 따라 견인줄을 분리하자 70미터 상공에 있는 낙하산이 서서히 바다로 떨어졌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명정에 의해 구출되면서 훈련은 마무리됐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교관이 낙하산 부양 강하훈련(PARA-SAIL) 시범을 보이는 모습.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연간 약 1400명의 공중 근무자가 4년 6개월마다 1주일간의 생환훈련을 받고 있다.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하계 생환훈련에는 400여 명이 참가한다. 비행훈련을 받는 학생조종사는 해상생환훈련에 육상생환훈련 1주를 더해 총 2주간 훈련한다.

공군 생환교육대 교관 김기환 상사는 "실제 조난 상황은 전시와 평시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공중근무자에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조난자를 구해줄 수 없기 때문에 실전과도 같은 훈련을 통해 언제든지 살아 돌아올 수 있게끔 강인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관들 전투복도 눈에 띄었다. 좌우측 팔에는 고공강하, 스쿠버다이버, 응급구조사 등 각종 자격을 뜻하는 패치가 붙었다. 이 밖에도 암벽등반, 제트스키, 숲 해설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고 한다. 공군뿐 아니라 타군의 생존훈련까지 맡고 있는 '생존전문가'인 셈이다.

이들 교관은 낙하산 강하법, 독도법 및 지상항법, 불피우는 법, 생환장구 사용법, 은신처 구축법, 헬기 유도 등 살아남기 위한 모든 절차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전투기 조종사에겐 생존능력은 필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군사작전을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극한의 훈련을 통해 조종사들은 먼저 최강이 된다. 전투는 그다음이다.

공군8126부대장 오형모 중령은 "해상생환훈련은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우리 소중한 자산인 조종사들의 생존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공중근무자의 생존 가능성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물 먹었다'는 말은 특종을 놓치거나 다른 언론사가 쓴 기사를 못 썼다는 뜻의 언론계 은어다. 이날 실제 '바닷물'을 먹으며 한 가지 깨달았다. 아무리 많은 물을 먹어도, 버텨내면 결국 생존능력이 강화된다는 사실이다. 공군은 오늘도 바닷물을 먹으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을 유지하고 있다. 나도 끝까지 생존하면 언젠가는 '물 안 먹는' 기자가 되지 않을까. 나는 이제 지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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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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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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