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제한에 보험사로 몰려
카드론 잔액도 6개월 연속 증가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52조원까지 불어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 줄지 않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가계대출을 옥죄는 상황이라 풍선효과처럼 보험계약대출이 더 증가할 수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52조3496억원으로 지난해 5월(51조2565억원)과 비교해 2.13%(1조931억원) 증가했다.
2022년 5월 49조원대였던 보험계약대출은 52조원을 돌파한 후 정체돼 있다. 지난 2월 52조5238억원까지 증가했다가 3월 52조2698억원, 4월 52조3600억원 등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08.14 ace@newspim.com |
보험계약대출 이자는 연 5% 초반에 형성돼 있다. 지난 7월(6월 취급) 금리는 평균 5.12%로 지난 6월(5.11%)과 비교해 0.01%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금리연동형 대출이자는 3.78~4.93%다. 삼성생명 4.7%, 한화생명 4.55%, 교보생명 4.66%, 신한라이프 4.55% 등이다. 금리확정형 대출이자는 4.24~8.16%다. 삼성생명(8.16%), 한화생명(6.63%), 교보생명(6.51%), 신한라이프(6.23%) 등이다.
문제는 1금융권에서 대출을 옥죄고 있다는 점이다.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서민층이 보험계약대출 등 불황형 대출로 내몰릴 수 있는 것. 고금리 장기화에도 가계대출이 계속 불어나자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이자를 올리고 있다. 하루 전인 지난 13일 우리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5년 변동) 금리를 0.3%포인트(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p 인상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상생금융 차원에서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1.5% 수준까지 내렸다"며 "금리 인하가 보험계약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고객이 보험계약대출을 더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보험계약대출과 함께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국내 9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40조6059억원으로 전월(40조5186억원) 대비 874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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