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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임지은 시집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기사입력 : 2024년07월22일 12:55

최종수정 : 2024년07월22일 12:55

태연한 표정으로 태연하지 않는 세계를 노래하다
시인의 딴생각에 포획되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시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그렇게 토끼는 죽은 듯이 잠이 들었고/ 거북이는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때부터 토끼의 비극이 시작된 겁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누구도/ 토끼를 깨워 주지 않았다는 것' -'토끼잠'
시집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민음사)의 시인 임지은은 자서에서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세 번째 시집이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적는다. 임지은은 상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여행하다가 당연한 것들을 툭 건드려서 당연하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그의 세 번째 시집은 읽는 재미가 특별하다. 편안하게 읽히다가도 지나쳐 가려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챈다. 당연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힘, 그것이 임지은의 시가 갖고 있는 힘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임지은 시집 '이 시는 누워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표지.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07.22 oks34@newspim.com

'뭐든 중간이라도 가려면 가만히 있어야 하고/ 가만히 있기엔 누워 있는 것이 제격이니까/ 다른 걸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다/ 왜? 누워 있으려고' - '눕기의 왕' 중에서.
이 시는 '누워 있을 것'의 의지를 당당하고 뻔뻔하게, 나른하고 단호하게 진술하는 작품이다. 어떤 이유로 눕는다거나, 누워 있었기에 어떤 일이 생겼다거나 하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어제 뭐 했어?" "누워 있었어." "왜?" "누워 있으려고." 시인은 누워 있을 자유, 누워 있으면서 당당할 수 있는 자유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문학평론가 최선교는 해설에서 "(누워 있기는) 이 시집의 자세이기도 하지만, 시집을 읽는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는 자세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좋은 걸 좋다고, 지금 하는 걸 하고 싶어서 그냥 한다고 말하는 시인의 화법과 보법을 따라 읽고 살기. 그것이 어쩌면 '뭔가의 왕'이 취할 법한 자세 아닐까. 임지은의 시집에는 치밀하고 찬란한 딴생각들이 우글거린다. 그가 가장 즐거워하는 딴생각은 역시 당연한 것들을 불러내 요리조리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일이다. 소인국에 놀러 온 걸리버처럼 작은 언어들을 데리고 즐거워한다.

'한국어는 뜨거운 국물이 시원한 것만큼 이상합니다// 여기 자리 있어요, 가/ 자리가 없다는 뜻도 있다는 뜻도 되니까요// 그럼 여기 나 있어요, 는/ 내가 있기도 없기도 한 상태입니까?'- '혼코노'중에서.
이방인으로부터 익숙한 세상의 질서가 지적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즐거운 딴생각으로 인해 숨겨진 진실이 끌려나오기도 한다. 임지은의 시집은 이런 밀고 당기기로 우리를 그의 딴생각 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그의 딴생각이 만든 낯선 시선으로 시집 바깥의 세계를 돌아볼 때, 우리는 아마 조금 다른 마음을 품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184쪽. 값 12000원.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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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제한' 인터넷은행·2금융권으로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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