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 불출석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국회 운영위원회는 21일 2차 회의를 열고 제22대 국회 첫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여기엔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운영위 소속 기관(국회사무처·국회도서관·국회예산정책처·국회입법조사처·국회미래연구원) 4곳이 참석했으며,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전원 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운영위는 지난 18일 열린 첫 전체회의에서도 여당 위원들의 불참 속 간사 선임과 소속 기관에 대한 업무보고 계획을 의결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선 앞서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국가인권위의 이충상 상임위원(국민의힘 몫 추천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김용원 상임위원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운영위 간사인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 앞서 "이충상 상임위원이 업무 보고를 무시하고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불출석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업무 보고를 받는다는 것은 국민에게 보고를 드리는 것이다. 당연히 출석해서 업무 보고를 하는 것이 국무위원으로서 마땅한 도리"라며 "(불참석을) 강력하게 질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향해 1시간 이내로 이 상임위원이 출석할 수 있도록 조치를 요구했으나, 이 상임위원은 오전 회의가 정회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국회 몫으로 추천해 선출된 이 상임위원은 앞서 지난해 4월 인권위 상임위에서 '신병훈련소 인권상황 개선권고' 발언 도중 "게이는 기저귀를 차고 산다" 등의 표현을 사용해 '동성애자 혐오' 논란을 빚었다.
관련해 지난 19일 열린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차별소위, 위원장 남규선)는 이 상임위원을 피진정인으로 한 진정 사건에서 "피진정인의 해당 표현은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며 "향후 유사한 혐오 표현의 예방을 위해 관계기관의 장(인권위원장)에게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권고"한다고 의결하기도 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어진 질의에서 송 위원장을 향해 "인권위는 국민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라며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의 언동이 반인권을 넘어서 인권 파괴 수준"이라 부각했다. 특히 그는 논란이 된 두 위원의 발언들을 인용해 '인권위원회 신분 보장 및 면책 규정'이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집중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인권 수호를 위해 권력기관에 쓴소리하라고 준 권한인데 두 상임위원은 위원장께도, 동료 위원께도, 시민사회에도, 사회적 약자에도 혐오와 차별의 막말을 하는 데 권한을 악용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날 질의에선 김 상임위원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송 위원장을 향해 '말버릇이 없다'고 발언한 것, 지난 13일 인권위 회의를 방청하는 기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를 향해 '기레기' '인권 장사치'라 발언한 것에 관한 지적도 수차례 이어졌다. 김 상임위원은 여기 "비공개 상태에서 일부 기자들을 지칭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관련해 강 의원은 "필요하다면 정치적 중립과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공수처장이나 국가수사본부장의 사례를 준용해서, 인권위 상임위원도 탄핵이 가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두 상임위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인권위원회법 제56조 인권옹호 업무방해죄에 따르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인권위원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인권 옹호 업무를 방해할 거라고 생각을 못 하니 처벌 규정이 빠져 있다"고 짚었다.
신 의원은 "직을 모독하는 인권위원에 대해선 구성요건을 개별법,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더 넣어서라도 처벌할 수 있어야 하고, 면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인권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 상임위원은 위원장직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김 상임위원 역시 도전 의향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상태다.
운영위는 이날 오후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및 대통령 경호처에 대해서도 질의를 이어갈 방침이었지만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및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등 관계자들이 불출석하면서 관련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야당 소속 운영위원들은 앞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동해 유전 개발 관련 의혹을 포함한 대통령실 관련 의혹들을 검증하겠다고 엄포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의 단독 상임위 배분에 반발한 여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지속되면서 정부 역시 국회 업무보고 등 상임위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yunhu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