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신선'(안무 고블린파티)과 '몽유도원무'(안무 차진엽)를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교차 공연한다.
'신선'과 '몽유도원무'는 지난 2022년 더블빌(double bill, 두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는 형식) 형태로 초연했으며 한 무대에서 각각 40여 분의 작품으로 소개됐다. 개성 강한 안무가들의 스타일이 각기 다르게 반영된 두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다룬 국립무용단의 시도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대극장 중심 레퍼토리가 강세인 국립무용단에 새로운 매력의 중극장 레퍼토리 탄생 가능성을 예고하며 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두 작품은 이번에 교차공연 형식으로 진행돼 각각 오롯한 단독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기존 더블빌 무대보다 공연 시간이 확장되면서 작품의 내용과 형식 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조명·음악·의상 역시 각각의 작품에 충실한 콘셉트를 구현해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사할 예정이다.
[사진=국립극장] |
'신선'(6월 27일, 29일)은 발칙한 개성과 진지한 탐구를 지향하는 창작집단 고블린파티의 지경민과 임진호가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현세의 걱정을 잊고 오로지 춤에 심취한 여덟 신선의 놀음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 한국인이 지닌 신명의 정서 중 '주(酒)' 즉 술을 소재로 술에 담긴 풍류를 한국무용 특유의 움직임에 접목해 기발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취한 듯 비틀대면서도 어느새 균형을 찾아가는 신선들의 몸짓은 '어르고' '푸는' 한국무용 움직임과 맞닿아 있으며, 무용수들은 표정과 목소리, 소품을 이용한 놀이적 표현을 더 해 한국 춤에 숨겨진 유희적 감각을 깨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조명디자이너 이승호가 새롭게 합류해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 조명으로 신선들의 놀이터를 더욱 신비롭게 구현하고, 퍼커셔니스트 김현빈과 가야금 연주자 김민정이 무대에 올라 리드미컬한 라이브 연주로 무용수와 교감한다. 초연에 이어 의상은 밀라노·런던 패션위크를 사로잡은 패션 브랜드 '뮌(MÜN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현민이 참여해 현대판 신선을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사진=국립극장] |
차진엽 안무·연출의 '몽유도원무'(6월 28일, 30일)는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모티브로 고단한 현실을 지나 이상 세계에 이르는 여정을 입체적이고 서사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장르나 형식에 국한하지 않고 예술의 영역을 진취적으로 확장해온 안무가 차진엽이 이상과 현실의 풍경이 공존하는 조선시대 걸작을 500여 년이 지난 현재의 무대에서 재탄생시켰다.
무대 위 화폭처럼 드리운 막 위로 굽이굽이 그림자 된 무용수들의 몸짓이 첩첩이 쌓여 굽이진 산세를 만들고, 춤과 미디어아트·음악·무대·의상 등 무대 위 모든 요소가 긴밀하게 협업하며 현실과 이상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장면을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낸다. 일렉트로닉 뮤지션 하임과 그룹 '잠비나이'의 멤버 심은용의 음악, '점군데이터'과 '생성 알고리즘'을 활용한 작업으로 주목받는 미디어 아티스트 문규철·황선정(oOps.50656)의 미디어아트, 공예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이혜진의 무대디자인,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몽환적 감각을 더하는 최인숙의 의상이 조화롭게 연결돼 춤으로 그려낸 한 편의 명작을 다시 재현할 예정이다.
국립무용단은 각 작품의 마지막 공연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개최해, 관객과 예술가가 함께 해석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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