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성희)가 '김구림' 전시 도록 제작과 관련해 "작가측의 무리한 요구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5일 "미술관은 김구림 작가측의 계속된 무리한 요구로 '김구림' 전시 도록 2쇄 제작 관련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라며 "미술관은 작가측과 2023년 2월부터 8월까지 16차례 전시 및 도록 회의를 진행했으며, 전시 개막 이후에도 수차례 진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6.05 alice09@newspim.com |
앞서 이날 한겨레신문은 원로작가 김구림이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처벌해줄 것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지난 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 작가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미술관 학예실이 기획한 회고전을 열었으나 출품작 선정과 도록의 인쇄상태, 내용 등을 놓고 미술관 쪽과 극단적인 견해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어왔다.
이와 관련해 미술관 측은 "작가 측의 고소 진행 관련해서 아직 미술관에 통보된 사항은 없으며, 확인 되는 대로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의 골자인 전시 도록과 관련해 "전시 도록은 통상 전시 출품작 및 3~4편의 글, 250페이지 내외 분량으로 제작하지만 '김구림' 전시 도록은 작가의 요처엥 의해 8편의 글과 도판 및 자료 420여점을 수록해 기존 도록의 약 2배인 560페이지 분량으로 지난 2월 20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1.09 alice09@newspim.com |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제작 과정에서 작가측과 미술관은 ▲전시 출품작 배경은 백지로 하고, 미출품작(참고작품)에는 배경색을 넣기로 합의했고, 내지로 사용할 종이 샘플도 작가에게 보여줬다. ▲미출품작과 출품작 일부 이미지는 작가측에서 제공한 파일을 미술관이 임의 보정을 하지 않고 수록하였으며 이는 제작회의 시 작가와 논의했다. 또 ▲전시장 동선과 매체를 고려한 이미지 배치 순서, 영문번역본 등은 모두 작가측의 검토를 받아 제작했으며, ▲인쇄 전, 작가측에 3차례 실물 교정지를 송부해 작가의 수정 및 친필확인을 받아 교정해 인쇄 도판 확정본 파일은 2024년 1월 22일에 이메일로 전송했다.
미술관은 "인쇄용지 변경, 일부내용 수정을 요구한 작가측의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빠르게 2쇄를 제작코자 노력했으나, 2쇄 제작을 앞두고 작가측은 편집자 교체 및 편집방향 전면 수정, 1쇄에 수록되지 않은 미출품작의 대량 추가를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전작 도록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시 출품작을 수록하여 전시를 기록하는 미술관 전시 도록의 제작 방향과는 맞지 않다. 또한 작가는 1쇄 제작 도록의 배포 제한 및 제작 부수의 절반 요구, 미술관장의 방문 사과 등 무리한 요구를 지속해왔다"라며 "이는 예산의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전 도록 제작에 대한 미술관 방침을 넘어선 전례 없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술관이 '김구림' 전시 도록 관련, 그간 작가측의 일방적인 주장에도 침묵해온 것은 미술관에서 전시한 작가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 그러나 전시 도록은 전작 도록과는 다르다. 작가의 부당한 요구를 그저 수용하는 것은 국립미술관에서 개최한 전시를 온전하게 기록하지 못할뿐더러 이후 다른 전시 작가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미술관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