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구미현 연합..."외부 자금 적극 수혈"
구지은은 3년 만에 퇴진
구지은-구미현, 자매 간 법적분쟁 불씨 남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아워홈 경영권을 거머쥔 구본성·구미현 연합은 "지분 매각 작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외부 자금을 수혈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공식화 한 것이다. 기존 아워홈을 이끈 막내 동생 구지은 부회장은 3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아워홈 임원진 등의 세대교체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신임 사내이사에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인 구재모씨가 선임됐다. 현행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한다.
앞서 지난 4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오른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에 이어 이번에 구재모씨가 추가돼 이사회 최소 기준인 3명을 채우게 됐다. 구지은 부회장과 기존 사내이사진의 이사회 재신임은 아워홈 지분 과반수를 보유한 구본성·구미현 연합의 반대공세에 부딪혀 실패했다.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사진= 아워홈] |
아워홈의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구미현씨 19.28%, 구명진씨 19.60%, 구지은 부회장 20.67%, 기타 1.89%로 구성된다. 구본성·미현 연합의 지분이 50% 이상으로 과반수를 넘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총 4건의 안건 가운데 신임 사내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조정안 2건이 가결됐다. 자사주 매입안과 감사 보수 한도안건은 부결됐다.
구지은 부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벌여온 구본성·구미현 연합이 이사회 장악에 성공한 것이다. 아워홈 경영권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에게 돌아가면서 아워홈의 주요 경영진도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오는 6월 3일 임기만료일을 끝으로 아워홈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아워홈 사내이사 10명도 함께 임기가 만료된다.
아워홈의 신규 이사진이 구미현, 이영렬 부부와 구재모씨 3인으로 재편된 가운데 구미현씨가 신임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미현씨는 임시주총 전날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씨에게 서한을 보내 구본성 전 부회장과 뜻을 같이하고 본인이 차기 대표이사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경영권을 거머쥔 만큼 기존 구지은 부회장과 갈등을 빚어온 주주 배당금 상향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4월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 총액으로 2966억원을, 미현씨는 456억원을 제안했으나 이사회는 회사가 제시한 30억원을 배당하기로 최종 의결한 바 있다. 주주배당 축소에 반발했던 구본성·구미현 연합이 향후 배당금 상향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매각을 지속 추진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날 주주총회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아워홈의 성장과 임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투자자를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건전한 투자자에 대한 매각은 장기적으로 아워홈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본성·구미현 연합은 지난 2022년 지분 공동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2조에 육박한 1조98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최근 실적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쪼그라든 가운데 급식사업이 오히려 수혜를 입은 영향이다. 최근 3년간 성장세를 나타낸 만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4.05.31 romeok@newspim.com |
다만 구미현씨와 구지은 부회장 간 법적 분쟁 소지는 남아있다. 미현씨, 명진씨와 구 부회장 세 자매는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을 물러나게 할 때 주총 의결권을 통일하는 주주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해당 협약 1항에는 세 자매가 2021년 4월 또는 그 이후 소집되는 아워홈의 주주총회에서 모든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통일적으로 행사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항은 1항을 위반한 주주가 이를 위반하지 않은 다른 주주에 대해 각 300억원을 위약벌로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선 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법적 분쟁 가능성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