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이주아동 그늘](하) "정규교육서 이주배경 학생 전문가 의무 할당돼야"

기사입력 : 2024년05월16일 13:31

최종수정 : 2024년05월17일 10:43

"정규교육서 한국어 교육 의무화 필요"
바라카 작은 도서관 창립...아랍계 가정 도와
전국 이중언어강사 679명...처우 열악해
서울 초·중·고 92.4%에 이주배경 아동 재학
용산 재개발에 '바라카 작은 도서관' 창신동으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이주배경 아동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교육을 등한시하는 건 국가적 손실이자 한국어를 세계에 알릴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이주배경 아동 절반 이상이 성장해 한국 사회에 남는다"

최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바라카 작은 도서관(Blessing Library for Moms and Children)에서 이현경 이중언어교사(53)를 만났다. 오전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오후엔 아이들을 돌봤다. 인터뷰 중에도 히잡을 쓴 여성이 찾아와 통역을 부탁하고 이 교사의 도움을 찾는 전화벨도 쉼 없이 울렸다.

◆ 서울에 이중 언어 강사 73명...이주배경 아동은 2만388명로 증가세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서울 용산구 바라카 작은 도서관에서 이현경 이중언어교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05.16 aaa22@newspim.com

이 교사는 2017년부터 이중언어교사(이하 이중언어강사)로 근무한 8년 차 베테랑이다. 2018년 서울시 용산구에 이주민 가정을 위해 바라카 작은 도서관을 창립해 오전엔 학교에서 오후엔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봤다. 이 교사는 "의사소통엔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가 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전공은 화학이다. 졸업 후 남편을 따라 6년간 이집트에서 살았다. 이 기간 아랍어를 배워 4년간 심장병에 걸린 아이들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도록 돕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했다. 귀국 후 통번역을 하다가 2017년 서울 동대문구 군자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아랍어 담당 이중언어 교사직을 처음 시작해 용산구 보광초와 서빙고초 등에서 근무했다.

이 교사는 "이주배경 아동 수는 늘고 있지만 이들이 학교에 가는 문턱마저 높았다"며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잘 들아가고 공부도 잘했음 좋겠어서 도와주던 중 학교 측에서 임용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교육부의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지원 정책에서부터 시작해 처음엔 '이중언어강사'로 불리다가 '다문화언어강사'로 혼재해 불렸다. 실무자들은 다문화언어강사와 이중언어(교실)강사, 한국어 강사 등으로 구분한다. 이 교사는 "각자 독립된 영역이 있는데, 다문화언어강사는 문화를 가르치며 학교에서 고용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외국인"이라며 "이중언어강사는 언어에 특화한 직군으로 시간제로 근무하고, 한국인 강사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언어를 하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이주배경 아동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교육 방식"이라며 "한국어 강사들은 보통 영어를 할 줄 알고, 외국인인 다문화언어강사는 한국어 교육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주배경 아동들은 학습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교사는 "여기서 1학년부터 다닌 초등학교 3학년짜리 필리핀 아이를 만났는데 체육과 과학, 국어 등 과목명도 모르고 있어 충격이었다"며 "하루 종일 학교에서 가만히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익숙해져 머리도 좋은 데 학습 자체를 포기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이주배경 아동들의 정서 안정과 한국 사회 적응을 돕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이 교사는 "자신들의 언어로 소통을 해주니 아이들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한 아이에게 아랍어로 인사하고 얘기했더니 주변 눈치를 보면서 '여기서 이러면 이상하게 본다'고 하더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주배경 아동 가정과 학교 사이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도 이중언어강사다. 이 교사는 "이주배경 학부모들은 학교에 갈 엄두를 못 낸다. 자녀가 몇 학년 몇 반인 지를 한국어로 얘기하기 어려워 수의실부터 통과가 안된다. 학교에선 이들이 아이들 교육에 관심 없다고 오해하는 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주배경 아동이 늘며 일선 현장에선 이중언어 강사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국 이중언어 강사는 679명(2022년 기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주배경 아동(초·중·고)은 전국엔 총 11만4212여 명이다.

이중언어 강사 수도 감소세다. 서울시 이중언어강사는 2018년 78명에서 2022명 73명으로 그 수가 줄었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두번째(2만388명·2023년 기준)로 이주배경 아동이 많다. 경기도가 4만8966명으로 가장 많다. 일선에서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다 보니 자국 언어 이중언어강사가 있는 곳으로 이주배경 학부모가 전학 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교에선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서울교육정책연구소 보고서(2020년)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초·중·고의 92.4%(1213곳)가 이주배경 아동 등 다문화 가정 학생이 1명 이상 재학 중으로 나타났다. 이주배경 학생 수도 증가하고 있다.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이주배경 아동은 18만1178명으로 2020년 14만7378명에서 4만여 명 더 늘었다.

◆ 이중언어강사 수요 높지만 처우 열악..."1년마다 계약서 새로 써야"

이중언어강사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의 다문화언어(이중언어교실) 강사 설문조사 이들 중 90.90% 고용 조건의 불안(학교 배치 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교사는 최근 용산에 있는 A 초등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그는 "최대 2년 미만 근무를 할 수 있었고, 실상 1년마다 계약서를 다시 써야 했다"며 "사실 올해도 더 일하기로 했는데 관련 사업 자체가 없어졌다고 했다"며 퇴사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 일은 시간제로 2만5000원 정도를 받는 데 생계를 해결하긴 어렵다"며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데 갑자기 실직 상태가 되는 등 처우가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이중언어강사 등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이주배경 학생이 있는 학교에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전문가 의무 할당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난민과 불법체류자 가정 아동까지 제도권 교육으로 포용하기 위해서다. 이 교사는 "이제는 이주배경 아동이 없는 학교가 거의 없다"며 "이주배경 아동이 구사하는 언어를 아는 교사 배치가 필요하고, 이들이 일정 비율 이상이면 담당 교사가 있어 이들과 의사소통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애들을 많이 보면서 저렇게 똘똘하고 성격 좋고 사랑스러운 애가 학교 밖 청소년이 될까 걱정"이라며 "말이 안 통하면 애들이 학교 가기 싫어지고, 이런 것들이 차츰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사는 이주배경 아동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한국어 교육의 정규 과목화'를 꼽았다. 이 교사는 "한국어가 어려우면 공부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너무 지쳐 있기도 하고, 수업 시간이라 아이들이 느끼는 게 (한국어) 교육 효과가 더 좋다"고 제언했다.

바라카 작은 도서관에선 이주배경 아동과 학부모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이들이 한국 생활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바라카 작은 도서관은 용산에서 유일하게 아랍어를 구사하는 이들을 돕는 단체다. 이 교사는 "뜻 맞는 지인들과 만들었는데, '바라카'는 '축복'이라는 뜻으로 이주배경 아동이나 학부모가 부담 없이 올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이라 이름 지었다"고 말했다.

바라카 작은 도서관은 개인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을 통로가 없기도 하고, 저를 포함한 두 사람이 아이 33명과 학부모까지 돕고 있어 관련 행정 업무를 따로 보기 어렵다"고 고충을 말했다.

내년부터는 바라카 작은 도서관을 용산에서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용산구 재개발에 밀려 창신동으로 자리를 옮겨야 해서다. 이 교사는 "산동네로 이사를 가기에 이곳 학부모와 어린아이들이 오가기 어려울 수 있다"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교사는 "한 어머니와 아이가 아까부터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분주히 문을 나섰다.

 

aaa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사건 전합 회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대법원이 22일 곧바로 심리에 들어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첫 합의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4.22 leemario@newspim.com 앞서 대법원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 사건 2부에 배당하고 주심으로 박영재 대법관을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전 대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첫 합의기일도 열리게 됐다. 전합은 종전의 판례를 바꾸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중요 사건을 다룬다.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장을 맡고,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는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단 이번 사건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이 회피신청을 했다. 이에 이 사건은 조 대법원장과 나머지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심리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전합에 회부되면서, 이 전 대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전합 판단을 받게 됐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6월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하고,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선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20년 7월 전합은 이 전 대표 사건을 7(파기환송)대 5(상고기각)로 무죄 취지 파기환송했고,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이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전 대표 사건 선고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6·3·3원칙(1심 6개월, 2·3심 3개월)'을 준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오는 6월 26일까지 선고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같은 달 3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이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만큼, 이전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및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대표는 1심은 이 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부분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부분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해당 발언들이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피고인의 발언에 대한 일반 선거인들의 생각과 너무나도 괴리된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상고를 제기했다. hyun9@newspim.com 2025-04-22 15:23
사진
명동성당 프란치스코 교황 애도 물결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한 가운데, 국내 명동대성당에 공식 조문을 위한 분향소가 마련됐다. 조문을 하러 온 천주교 신자들은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명복을 빌었다.  22일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가 마련됐으며 이날 오후 3시부터 일반 조문이 진행됐다. 여기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조문을 다녀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2일 오후 지난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서 조문객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2025.04.22 pangbin@newspim.com 이날 공식 분향소에는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구요비 주교, 이경상 주교를 비롯한 주교단 조문 이후 일반인들의 조문이 시작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공식 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제266대 故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회와 전 세계 신자들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과 믿음의 유산을 남기셨다"면서 "늘 겸손하고 소탈하신 모습으로 가난한 이들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신 故프란치스코 교황께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천주교 신자인 유인촌 장관도 오후 3시 20분께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등 서울대교구 주교단이 22일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5.04.22 photo@newspim.com 적지 않은 비가 내리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공식 분향소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조문이 조용히 이어졌다. 번잡하거나 사람이 북적이지는 않았지만, 차분한 표정으로 분향소를 향하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검은 복장으로 공식 분향소를 찾은 박 씨(70대, 여)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이제는 평안하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신앙을 함께하는 이들과 동행한 그는 "예수님을 먼저 뵙고 조문하려고 한다"면서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2일 오후 지난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조문객들이 추모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04.22 pangbin@newspim.com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영성센터 건물 외벽에 교황의 사진이 걸려있다. 2025.04.22 yym58@newspim.com 또 다른 천주교 신자 김 씨(60대, 여)는 "이렇게 빨리 가실 지 몰랐다. 제겐 비보로 다가왔다. 불과 며칠 전에 공식석상에서 말씀하셨던 모습을 기억한다"면서 "그분 말씀을 하니 마음이 또 뭉클하다. 항상 가난한 이들을 돌보셨던 훌륭한 분이다. 부활절 다음날 돌아가신 게 분명 좋은 곳으로 가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측에 따르면 이날부터 언제까지 조문을 받을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향후 교황청에서 장례 일정을 정하면 그에 따라 조문 절차를 운영할 예정이다.  jyyang@newspim.com 2025-04-22 16:4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