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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악몽'…2박3일간 놓아주지 않은 그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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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에게 5500여만원 뜯은 보이스피싱 사기 발생
"구속 영장 나왔다"…검찰·금감원 사칭해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실시간 감시, 수시로 계좌내역 2000장 보내라 지시
"판사에게 보낼 진술서 써라" 말하기도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용산구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으로 5500만원이 넘는 돈을 갈취된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은 범행을 저지른 2박3일 내내 밤낮없이 카카오톡 보이스톡과 전화를 이어가며 피해자를 압박했다.

26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월요일이던 지난달 11일 오전 10시15분쯤 박민준(가명·26세) 씨는 서울 용산구의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하던 중 자신을 서울남부지검의 '김재우 검사'라고 소개한 보이스피싱범의 전화를 받았다.

 

보이스피싱범은 민준 씨에게 "당신 명의의 대포통장이 금융사기에 연루됐다. 공범으로 의심돼 구속 영장이 나왔다"고 말했다. 뒤이어 피싱범이 민준 씨에게 보낸 위조 구속영장 허가서에는 민준 씨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정확히 기입돼 있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피해자 박민준(가명·26) 씨가 보이스피싱범으로부터 받은 위조된 구속영장 허가서 2024.04.25 dosong@newspim.com

구속이라는 말에 덜컥 겁을 먹은 민준 씨에게 이제부터 자신을 '팀장님'이라고 부르라고 한 피싱범은 비대면 조사를 위해 민준 씨에게 인근 모텔로 들어가라고 했다.

민준 씨가 모텔에 들어가자 또다시 사진이 도착했다. 마스크를 쓰고 은행 창구에 있는 한 남성의 사진이었다. 피싱범은 민준 씨가 금융기관 출신의 총책 '김영신'의 조직 금융사기에 연루된 것이라며 사진 속 남성이 민준 씨의 명의로 사기 행각을 벌이다 잡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총책 김영신이 금융기관에 연줄이 있기 때문에 기밀이 필수적인 '특급 안건'이라고 겁을 줬다.

계좌 사용 내역, 적금, 자동차, 청약 등 민준 씨의 금융 기록을 하나하나 캡처해서 보내라고 한 피싱범은 돌연 "너도 공범이 아니냐"며 화를 내며 태도를 돌변했다. 이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구속될 수도 있고, 직장도 잃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민준 씨가 대출이 가능한지 확인해봐야겠다며 대출 정보 앱을 다운받아 대출 가능 금액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대출 가능 내역을 살피던 피싱범은 민준 씨가 의심을 품기 전 빠르게 범행을 진행하기 위해 신청 즉시 입금이 가능한 대출기관에서 4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받으라고 지시했다.

또한 피싱범은 민준 씨가 대출 신청이 승인되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자잘한 계좌 내역까지 캡처해서 30분 단위로 보고하라고 시켰다. 민준 씨가 피싱범에게 보낸 캡처 사진은 2000장이 넘었다. 

피싱범은 조사가 길어져 집에 못 가면 부모님이 걱정하실테니 잠시 연락을 드리라는 '선심'도 배풀었다. 민준 씨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어머니는 '보이스피싱이 아니냐' 물었지만 이미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인 민준 씨는 이를 의심하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민준 씨가 보이스피싱범이 요구한대로 인근 모텔에 들어가 찍은 사진 2024.04.25 dosong@newspim.com

이후 민준 씨는 '조사'를 마무리한 뒤 잠을 청할 때도 보이스톡을 켜놓아야만 했다.

범행이 이뤄진 2박3일 동안 피싱범과 연락이 끊긴 시기는 민준 씨가 다음날 은행에서 대출금을 받을 때 뿐이었다. 은행에서 꼬리가 밟힐 것을 걱정한 피싱범은 "전화를 끊고 이어폰도 빼라"며 "수표로 돈을 인출한 다음 카카오톡으로 보고해라. 그 전에는 카카오톡 방도 나가라"고 했다.

민준 씨가 수표를 인출하자 피싱범은 금융감독원에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수거책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너가 추가적인 계좌 내역을 안 보내줘서 금감원에 출입금지 조치됐다. 이대로면 구치소행"이라고 되려 화를 내기도 했다. 결국 민준 씨는 인근의 한 중식당 앞에서 만난 수거책에게 돈을 건낼 수 밖에 없었다.

민준 씨를 다른 모텔로 유인한 피싱범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또다시 1000만원이 넘는 현금을 요구했다. 사회초년생인 민준 씨는 더이상 쓸 수 있는 현금이 없자 지인에게서 빌려 돈을 마련했어야만 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보이스피싱범이 민준 씨에게 쓰게 한 진술서. 2024.04.25 dosong@newspim.com

이 과정에서 피싱범은 민준 씨에게 '판사에게 보낼 진술서를 써라'고 지시한 뒤 조사에 사용된 대출금과 기타 비용은 추후 공범이 아닌 게 입증되면 입금될 것이라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민준 씨의 귓가를 떠나지 않던 피싱범의 목소리는 마지막날 수거책 2명에게 차례로 나머지 돈을 전달한 후에야 끊겼다. 민준 씨가 피싱범에게 건넨 돈은 총 5580만원 상당이다. 이후 자택으로 돌아온 민준 씨는 피싱범의 연락이 두절되자 그제야 사기 당했음을 눈치챘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대구에서 잡힌 금융감독원 사칭 수거책의 모습 2024.04.25 dosong@newspim.com

민준 씨의 경찰에 신고했다. 용산경찰서에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이어가던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CC(폐쇄회로)TV 확인 등 추적을 통해 수거책 2명을 대구와 충북 충주에서 각각 검거했으며, 나머지 한명은 추적 중에 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 잠시 울음을 삼키기도 한 민준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전 재산이 날아가 이자를 감당하기도 어려워 투잡을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제발 추가적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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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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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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