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어 어려움 가속될까 걱정"
개혁안에 재정안정파 vs 시민단체 격돌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보건복지부는 최근 마무리된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 설문조사에서 다수 선택을 받은 '소득 보장 강화' 방안에 대해 재정 안정이 오히려 우려된다는 사실상 반대의 의견을 밝혔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연금개혁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국회 연금개혁 공론화 결과를 비롯해 앞으로의 개혁 방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3.28 sdk1991@newspim.com |
복지부에 따르면 앞서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대표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인상하는 '1안'이 56%, 보험료율 12% 인상 및 소득대체율 40% 유지인 '2안'이 42.6%의 선택을 받으며 1안이 우세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공론화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안에 대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초 재정 안정을 위해 연금개혁을 논의한 것인데, 도리어 어려움이 가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42.3%인 데에 비해, 우리 국민연금은 관대한 제도 설계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추계에 따르면 현 제도 설계로는 2041년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에 기금이 소진된다.
이 차관은 "만약 지금의 소득대체율 40%를 담보하려면 보험료로 소득의 19.8%를 내야 한다. 지금의 보험료율은 소득대체율에 비해 거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이라며 "이에 지금까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연금개혁이 거론됐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모이신 전문가들께서 미래에 희망을 주는 바람직한 개혁 방향에 대해 가감 없이 의견을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연금개혁안을 두고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재정 안정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의 연금연구회는 시민대표단이 숙의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이 "편파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최종 선택된 소득보장안은 재정안정안에 비해 누적적자를 2천700조원가량 증가시키는데 이 같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고, 기금 고갈 이후 국가채무 비율이 2070년 기준으로 GDP(국내총생산)의 192.6%에 달할 것이라는 정보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시민들이 만들어낸 숙의민주주의의 성과가 훼손된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연금연구회에 공식적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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