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 사망 고양이 100마리 넘어
"특정 제조원 사료 급여 공통점" 주장
펫푸드 시장 진출한 식품업계 '불똥'
정부·당국 아직 원인파악 못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우리 고양이 살려내세요".
최근 반려묘가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을 앓다 사망하는 사례가 늘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고양이 사료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대형 식품기업들에 불똥이 튀고 있어서다. 관련 사례가 알려진지 일주일이 넘게 흘렀지만 정부와 의료당국은 아직 원인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다.
◆원인 불명 사망 고양이 100마리 넘어...원인은 사료?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잇단 고양이 사망과 관련 주요 제조사들은 고양이 사료 제조과정이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정 제조원에서 생산된 사료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제조사에는 현재 반려인들이 급여하고 있는 사료가 거론되고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아닌지 문의와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치료받고 있는 고양이(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핌DB] |
사단법인 묘연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 따르면 22일 기준 고양이 급성질환 관련 피해 고양이는 300마리, 사망한 고양이는 103마리에 이른다. 이들 고양이는 대부분 급성 신경·근육 병증을 보이다가 폐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피해 고양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대부분 특정 제조원에서 특정 기간에 생산된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오랜기간 병을 앓다 죽는 것이 아닌, 단기간에 증상이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해당 원인으로 지목된 기업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의 고양이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반려인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증상 유발이 의심되는 사료 브랜드와 제조사들 리스트가 무분별하게 떠돌고 있다.
이에 하림 계열사인 하림펫푸드는 "자체공장인 '해피댄스스튜디오'에서만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며 "100% 휴먼그레이드 식재료만 사용하고 원재료 입고부터 포장까지 식품공장 수준으로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 스스로 먹을 수 있는 펫푸드를 만들자는 신념으로 정직하게 펫푸드를 만들고 있다"며 "안심하고 급여해도 된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브랜드 '풀무원 아미오'를 운영하고 있는 풀무원은 "자사 고유의 규정을 보강해 법적 기준 이상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규정에 입각해 생산업체 및 제품에 대한 위생 및 품질관리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풀무원 아미오 생산업체에 대해서는 풀무원 식품 제조업체 점검 기준을 적용해 1년 주기의 정기점검 또는 불시 점검을 통해 위생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풀무원 아미오 제품은 관련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풀무원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제조원에서 고양이 사료를 생산한 이력은 없다.
◆정부·의료당국 원인 파악중
현재 정부와 의료 당국도 진상 조사에 나섰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양이 사망과 관련 의뢰받은 사료 30여 건을 조사 중이다. 이 중 3건의 조사 결과 유해물질, 바이러스, 기생충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사료제조업체 5곳에 대해서도 해당 지자체가 점검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수의사회는 "증상 등을 감안할 때 원충성(기생충) 질병이 유력하게 의심된다"며 "전국에서 유사한 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사료 또는 모래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정밀 검사 결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료를 비롯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피해 고양이가 더 늘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믿을 수 있는 반려동물 식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