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100m 넘는 투표행렬…"다음 국회는 더 나은 정치"
"직장인 점심시간에 투표하기 촉박하고 보안 불안"…"장애인 투표권 보장 방안도 필요"
[서울=뉴스핌] 신수용 송현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사전 투표가 5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첫날에도 투표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투표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는 전국 3565개의 사전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오전 7시쯤 회사원 최모(28) 씨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는 중에도 잠시 시간을 내 신정4동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5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아이가 아빠 대신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4.04.05 yooksa@newspim.com |
최씨는 "오전이라 투표 대기 줄도 길지 않고 과정도 편리하고 빨랐다. 모바일 신분증으로 간편하게 신분 확인이 가능해서 부담이 없었다"며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유독 길었지만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도 중소 정당이 난립했던 만큼 (적응돼) 크게 길다고 느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38개 정당이 표기돼 51.7cm에 이르는 길이의 긴 투표용지가 제공됐다.
이른 시간에 중화 제1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양천구 주민 박모(75) 씨 역시 "내가 시간이 될 때 투표할 수 있었다"며 "우리 지역의 개발과 관련된 공약을 유심히 봤다. 국회의원이 그간 말로만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차기 국회는 공약을 잘 지키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 소공동 사전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4.04.05 choipix16@newspim.com |
오전부터 시작된 투표 열기는 점심까지 이어졌다. 특히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 위치한 사전투표소는 투표소 주변 상가까지 이어진 100m가량의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투표에 나온 시민 중에는 직장과 거주지의 거리가 먼 시민들이 많았다. 이들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공약을 이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투표 줄을 기다리던 회사원 양모 (31) 씨는 "지역을 진정 사랑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이라며 "지역구에 전차 개통 관련 공약이 꾸준히 나왔는데 관련 계획이 지지부진하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후보가 선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장인 황모(29) 씨 역시 "지역구에 GTX 관련 공약이 나왔다. 직장인이다 보니 교통 관련 공약은 출퇴근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인상 깊게 봤다. 이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줄 아는 후보를 뽑고자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사전투표 현장에는 투표권 행사를 통해 정치권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컸다. 소공동 주민 이모(44) 씨는 "정치에 불만이 높아 요즘 뉴스도 잘 안 보는 실정"이라며 "특히 외교적 부분에서 실책이 많이 나와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현 21대 국회는 이를 잘 제어하지 못했던 거 같은데, 다음 국회는 정권의 행보를 잘 견제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현 국회 정치는 최근 들어 혐오 정치 위주로 변질됐는데 극단적인 이슈몰이위주가 아니라 실익있는 논의가 중심이 되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사전투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역시 제기됐다. 업무지구가 모인 강남, 여의도, 시청역 일대에선 투표하기 위해 몰린 인파로 점심시간이 다 되어 투표소 앞에서 돌아가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첫날인 5일 서울 종로구 종로장애인복지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장애인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4.05 mironj19@newspim.com |
투표소 앞에서 대기 줄을 세어보던 류모(30) 씨는 "점심시간이 다 끝나가서 투표를 못 할까 불안하다. 업무 지구에는 사전투표소를 더 많이 설치했으면 좋겠다"며 "또한 최근에 사전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한 사건도 발생하고 선거 조작 의혹도 제기되어서 보안 절차 역시 늘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휠체어를 타고 소공동 주민센터를 찾은 장애인단체 활동가 이모(35) 씨는 "투표소에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지 않고 장애인을 위한 줄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매우 불편하다"며 "차별 없이 장애인도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