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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의 마지막 신간 '탱고'

기사입력 : 2024년03월19일 15:00

최종수정 : 2024년03월19일 15:00

사후 30년이 지나서야 빛을 본 귀중한 유고 강연집
'탱고'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해박한 이야기 담아내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보르헤스의 마지막 신간인 '탱고'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보르헤스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 만에 출간된 그의 유고 강연집이다. '네 개의 강연'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37년 동안이나 망각 속에 묻혀 있던 보르헤스의 강연 자료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보르헤스 강연집 '탱고' 표지. [사진 = 민음사] 2024.03.19 oks34@newspim.com

1965년 부에노스아이레스 82번지에서 10월간 매주 월요일, 4회에 걸쳐 '탱고'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이때 녹취된 강연 테이프는 강연이 끝나고 망각 속에 묻힌다. 그리고 2002년, 이 귀중한 자료가 우연히 베르나르도 아차가라는 소설가에 의해 발견된다. 보르헤스의 아내였던 마리아 코다마를 통해 이 테이프의 목소리가 정말 보르헤스가 맞는지, 또 그런 강연이 있었는지를 확인한 후 '탱고'는 2016년 출간됐다.


이 책은 20세기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지성인 보르헤스의 몰랐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낯설면서도 친근한 책이다. 이 책 속에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농담을 걸고,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거나, 때때로 탱고를 흥얼거리는 다소 짓궂고 장난기 있는 보르헤스를 만날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눈먼 사서 보르헤스는 1929년 시인 에바리스토 카리에고 연구를 계기로 탱고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보르헤스가 말하는 탱고에서 가장 의외인 점은 우리가 흔히 아는 느리고, 우울하고, 도발적이고, 관능적이며, 쓸쓸한 탱고는 탱고의 원래 얼굴이 아니라는 점이다.


"탱고는 밀롱가에서 탄생하여 시작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씩씩하고 활발하며 행복한 춤이었습니다." (98쪽)
"초기 탱고의 가사는 동네의 밀롱가, 다시 말하면 잘난체하고 으스대는 그 노래들과 비슷했습니다. (...) 이것은 분명히 처량하거나 슬프지 않습니다." (104쪽)

진짜 탱고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를 따라 1880년대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야 한다. 대부분의 구조가 비슷한 단층집, 여전히 계급이 남아 있고 다 함께 가난했던 시절, 이 도시의 매음굴에서 탱고는 시작된다.

보르헤스에 의하면 파렴치하고 수치스러운 뿌리를 지닌 탱고는 '부잣집 도련님들' 즉 젊은 불배들에 의해 파리로 옮겨 갔고 그곳에서 품격이 부여된다. 그러고 나서야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역에 유행하게 된다. 보르헤스는 이 책에서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탱고의 어원을, 유행의 변화를,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레오폴도 안토니오 루고네스 등 당대 유명 작가들의 작품 속에 숨은 탱고의 흔적을 특유의 해박한 지식과 애정으로 탐색해 나간다. 결국 보르헤스가 '탱고'라 부르는 그것은 "아직도 밀롱가의 용감한 정신을 보존하고 있는" 20세기 초의 유산이며 아르헨티나의 영혼을 담은 그릇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아르헨티나의 유명작가 보르헤스.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03.19 oks34@newspim.com

누군가의 부탁 때문인지, 자발적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사람이 1965년 10월 4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보르헤스의 강연을 녹음한다. 그가 없었다면 이 강연은 "소수의 사람만 누린 호사"(작품 해설)로 남았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은 단연코 다정하고 인간적인 보르헤스다. 그는 강연을 시작하며 청중들에게 이 자리가 강연이 아니라 '대담'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고 강연을 마칠 때면 겸손하게 강연을 마무리하고 같이 탱고를 듣자고 권하기도 한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는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정규 교육 대신 영국계 외할머니와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으며, 어려서부터 놀라운 언어적 재능을 보였다. 1919년 스페인으로 이주, 전위 문예 운동인 '최후주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에는 세르반테스 상, 1956년에는 아르헨티나 국민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집 '불한당들의 세계사','픽션들', '모래의 책'등이 있으며 많은 시집과 평론집을 남겼다. 값 17,000원.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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