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개최
가처분 심문 종결…주총 이전 결론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을 판가름할 표대결을 벌인다.
주요 주주들의 선택이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앞서 제기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사건의 결과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약품 및 OCI 본사 전경 |
◆ 양측 사내이사 후보 제시, 최다 득표 6인 선임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주주총회 안건으로 한미사이언스 측과 임종윤·종훈 사장 측이 각각 제안한 신규 이사 선임안이 상정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최인영 한미약품 전무이사, 박경진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이사,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전임교수를 제안했다.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경영 복귀를 선언한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본인들과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 사봉관 변호사를 사내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6인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모친 송영숙 회장과 장남 임종윤 사장 측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주요 주주들 중 지분 12.15%를 소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표대결의 키맨으로 꼽히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영숙 회장 12.56% ▲임종윤 사장 12.12% ▲임주현 사장 7.29% ▲임종훈 사장 7.20% 등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 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과 자주 소통하고 있다며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신규 이사 선임안 의결 소식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다. 재무적 방안으로 ▲중간배당 도입을 통한 주주 수익성 제고(단기)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친화정책 재원으로 활용(중/장기) 등을, 비재무적 방안으로는 ▲주주와의 의사소통 강화(단기)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 요소로 주가 반영(주식기준보상제도 도입 등 책임경영 강화∙중기) 등을 제시했다. 주주들의 표심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소액 주주들보다는 주요 주주들이 표대결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를 보면 주요주주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결국 주요주주들의 의사 결정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표심 좌우할 가처분 결과 주목…28일 이전 결론
주주총회에 앞서 임종윤·종훈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한미약품과 OCI 통합 과정에서 이뤄진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는 무효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6일 심문을 종결했으며 양측에 오는 13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재판부가 28일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지겠지만, 기각된다면 분쟁의 무게추는 송 회장 쪽으로 쏠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처분 심문에 소액주주 신분의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했던 김철 법무법인 이강 변호사는 "두 번의 심문기일에서 임종윤·종훈 사장 측과 한미사이언스 측의 주장이 모두 팽팽해 가처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재판부가 한미약품과 OCI 통합 이전에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있었는지, 재무구조가 신주를 발행할 정도로 악화됐었는지, OCI와의 사업 시너지 효과와 상속세 납부 목적의 관계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판부 또한 한미약품과 OCI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인정한 셈이 되기 때문에 가처분 결과가 주주들의 표심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