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홍해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훼손되면서 물류에 이어 통신 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는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예멘 사나의 교통부는 최근 성명에서 "미국과 영국 해군 함정의 적대 행위로 케이블에 결함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후티 국방부는 미국과 영국 해군이 "국제 통신의 보안과 안전, 정보 흐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지난 3일(현지시간) 제공한 홍해에 침몰된 루비마르호의 위성 사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해 해저케이블 훼손 소식을 가장 처음 전한 것은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다. 당시 WSJ는 지난달 24일 설치된 홍해 해저 인터넷 케이블 3개가 절단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허치슨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HGC)는 절단된 해저 케이블 3개 중에는 유럽과 인도를 잇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 1' 회선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HGC는 "절단된 회선은 홍해를 지나는 인터넷 통신량의 25%에 영향을 미친다"며 "트래픽 경로 변경 작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절단된 케이블 운용사인 통신업체 시콤도 트래픽 경로를 우회하고 있다고 했으며 인도 타타 커뮤니케이션도 즉각 조치를 취했다고 알렸다.
한 번에 해저 케이블 3개가 절단되는 일은 이례적이어서 후티 반군이 공격 배후로 지목됐지만 일각에서는 홍해 일대에 표류 중인 상선과 미국과 영국 해군 함대에서 내려진 닻이 끌려 케이블을 절단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상선 루비마르호가 서서히 침몰하면서 케이블을 건드린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티 반군이 수백 미터 해저에 있는 케이블을 겨냥할 잠수 군사능력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후티의 소행이든 닻에 걸려 절단된 것이든 홍해 인터넷 회선이 위험하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홍해에서 운용되는 해저 케이블은 14개. 추가 6개 케이블 설치가 예정돼 있는데 후티 반군은 케이블 설치 선박에도 홍해 통과시 사전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통신 시장 연구 업체 텔레지오그래피의 해저 케이블 전문가 팀 스트론지는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 간 통신의 90% 이상이 홍해 해저 케이블을 통과하는 것으로 추산한다"며 "다행히도 통신 사업자들이 시스템에 높은 수준의 중복 회선을 구축했고 홍해를 통과하는 케이블이 아직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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