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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 중앙과 지방의 기능적 분권화로부터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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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균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중앙과 지방의 기능적 역할 분담으로부터의 해법

대한민국의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 명대, 65세 이상 노인은 인구 전체 인구의 18.4%, 전국 시군구의 52% 지역이 소멸 위험 지역, 그야말로 국가경쟁력을 상징하는 잠재 지표들이 모두 빨간불이다. 이대로는 한국인이 역사상으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정부는 지금 부처를 막론하고 초저출산율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한 아동 보육, 청소년 입시, 직장의 일·가정 양립 제도, 주택 가격 안정화 등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고령화 인구에 대처하기 위한 노인 일자리 창출과 노인 돌봄 서비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역활력타운 조성 등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 가지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겨운 투쟁 중이다.

국민대 행정학과 신계균 교수

안타깝게도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고, 실행한 정책마다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야말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정책들은 예산 먹는 하마였지, 어느 하나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정책들은 손꼽힐 정도다. 코너에 몰린 정부는 세 가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복합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각각의 단기적인 방안을 내놓기에 급급하다.

근본적으로 정책 실행 이전에 충분한 사전 검토와 실험, 결과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토대로 한 후속 대책과 대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 또 복합적인 정책운영 보다 교육과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특정 정책에 집중된 대책 마련, 중앙정부의 명확한 역할이 제시되지 않은 체 지자체로의 대폭적인 권한 이양, 각종 지역 우대 정책 등은 기대된 효과보다는 지역 스스로가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과 도전 의식을 약하게 만들었다.

이는 중앙정부의 재정 여력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력 약화, 수도권 지역 거주민과 기업 및 교육 기관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가 당면한 세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책은 과연 무엇인가? 필자는 반복되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을 더욱 기능적으로 역할 하게 하는 국가 거버넌스 체계의 재편으로부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연방주의 비용(The Price of Federalism)의 저자인 하버드 대학의 피터슨(Peterson) 교수는 오늘날 미국 연방주의 체계는 연방(federal) 정부가 복지, 의료 및 기타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 사회 정책에 주된 책임을 지고, 주(state)와 지방(local)정부가 경제성장과 개발 중심의 정책 실현에 자율적인 권한을 가지며 지역의 경제적 현실을 고려하는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피터슨이 제안하는 내용의 핵심은 중앙정부가 소득 재분배 정책에, 지방정부는 중앙으로부터 과감하게 위임된 권한을 토대로 경제 개발 정책을 실현하는 데 집중할 때 공공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피터슨의 제안을 참고한다면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의 세 가지 위기를 근본적으로 국가 거버넌스 체계의 기능적 효율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지방을 서울에 대응하는 거대한 단일 경제권 구축으로 개발할 것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그 역할을 기능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차별화된 생활권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생애 주기적, 계층별 지역 공간 생태계 구축

지방은 거주 비용과 지리적 환경적 여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써 더 개발해 출생부터 청소년기까지, 그리고 은퇴 후 노년층이 거주하는 곳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기반 시설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맞춰 주거, 보육, 교육, 노인 복지에 자원과 기반 시설을 집중시키고 행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략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청년기의 교육과 취업을 포함하는 성장기를 서울이나 수도권의 경제적 인프라를 통해 전문성을 기르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후 높아진 전문성을 가지고 지역으로 이주해 출생과 노년 생활을 이어가거나 은퇴까지 서울과 수도권에서 생활하고 노후 생활을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는 생애 주기적 지역 공간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각 주기에 맞는 차별적인 정책과 사업을 마련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인구 과밀화와 높은 거주·생활 비용으로 인한 결혼 인구감소와 동시에 전국 최저의 출산율 지표를 가진 곳이다.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6개 주요 대도시 평균 출산율은 1.78인데 비해 주요 대도시인 샌프란시스코 1.49, 보스턴 1.54, 뉴욕 1.65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2021년 기준 일본 전체 출산율은 1.3인데 비해 도쿄의 출산율은 1.08에 불과하다. 다른 대표적인 국가를 보더라도 대도시 지역의 높은 물가와 주거비 등에 따른 결혼과 출산율의 비중은 낮다.

대도시는 경제성장과 기회 분배의 기능을 하는 곳이지 인구성장과 복지혜택 확대, 소도시와의 동반 성장을 목적으로 기능하는 행정 구역이 아니다. 따라서, 서울의 출산율을 우려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거대한 기반 시설을 가진 서울을 저출산과 지방소멸의 온상으로 지목하거나 자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울 수도권 중심의 발전과 팽창이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했다거나 지방소멸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할 바는 아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구축해 온 서울의 기반과 자원을 생애 대주기에서 일정 부분 활용될 수 있는 하나의 거점 도시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서울과 비서울이 모든 영역에서 동일화하고자 노력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방은 노년층이 늘어간다고 걱정이다. 그런데 이것이 부정적으로 볼 일인가 필자는 반문하고 싶다. 각각은 전체 인구를 구성하는 계층일 뿐 청년층도 노년층도 우리 사회의 똑같은 구성원이다.

이들이 어디에 거주하던 인구통계학적으로 계층별로 차별화된 기반을 집중 개발 성장시키면 되는 것이다. 나아가 이것이 지역화 전략이고 고유의 특성과 문화를 가지고 지역을 하나의 특성화된 거점 공간으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해법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향후 기업이 서울과 지방으로 산업체를 분산 구조화하게 하는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을 서울답게, 지방은 지방답게

결국 지역 간 경쟁 구도에서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지방정부는 출산 장려 정책도 보험이나 투자 상품과 같은 하나의 서비스 상품으로 보고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한다. 특정 지역을 생애 전주기에 거쳐 거주하는 공간이 아닌, 지역 전체를 생애 주기별로 분산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하고 계층별로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출산이라는 상품을 선택했을 때 이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이고, 이것이 얼마나 안정적인 생활과 노후를 보장해 주는지, 나아가 가족이라는 자산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형성해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소비와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고객인 시민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선택했을 때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상품의 우수성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층을 비수도권 지역으로 유입하는 것이 반드시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는 우선적 대안은 아니다.

신중년이라고 불리는 은퇴 후 세대들이 경력과 전문성을 살리고, 잉여 노동을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지방이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지방을 위한 전략적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동 단가를 낮춤으로써 유휴 인력과 질 높은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안정적인 노후 기반을 가진 노인층을 유입할 수 있는 상품 또한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2030년 약 168조 원까지 성장할 국내 실버산업의 규모를 예측할 때 지방은 적극적으로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지역 사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역량과 수준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회 복지만큼은 중앙정부가 정책적 전문성과 재정을 지원하며 지방이 기업가적 도시(entrepreneurial city)로써 기능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적 측면에서 정부가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판을 새로 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다.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이라는 국가가 당면한 우선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단기성 정책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책이 녹아들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결국, 중앙과 지방이 기능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역할을 재정립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계균 교수는= 미국 미주리 대학교에서 정책행정학을 세부전공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럿트거스 대학교 공공정책행정 대학과 조지아공대 공공정책 대학에서 연구 및 강의를 거처 현재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행정학회, 한국정책학회 등 행정/정책분야 주요 학회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위원, 기획재정부 경영평가위원, 서울특별시교육청 성과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적으로도 다양한 정책 성과관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정책, 행정, 정치, 경제, 심리학의 융합적 접근을 통해 공공조직의 효율적인 성과관리 연구와 정책평가 방식을 다양화하는 양적, 질적 방법론을 정교화하는데 전문성을 넓혀왔으며, 최근 중앙과 지방정부의 개발과 복지정책 사이의 기능적 책임성을 통한 저출산 및 지방소멸 해법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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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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