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돌아가신 어머니가 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줬다"며 기도비로 수억 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속인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서울=뉴스핌DB]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윤양지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모(66)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 2019년 4월 피해자에게 "당신의 어머니가 로또 당첨 번호 6개 중 5개를 알려줬는데, 나머지 번호 1개를 받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도를 해야 돼 기도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해 돈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2년간 17차례 거쳐 피해자에게 3억2640만원에 금전상 손해를 입혔다. 장씨는 14차례에 거쳐 피해자에게 2억7640만원을 가로챘다. 이 외에도 자신의 제부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피해자의 카드를 3차례 사용해 총 500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편취한 돈 대부분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로또 당첨이 아닌 피해자 가족들의 안녕과 건강을 빌기 위한 굿과 기도비 차원으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로또에 당첨되도록 할 의사와 능력도 없고, 로또에 당첨되지 않은 경우 돈을 돌려줄 의사와 능력이 없다"며 "무속인인 자신의 직업을 이용해 돌아가신 어머니를 언급하며 피해자를 현혹해 로또 당첨을 위한 기도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반성하고 있지 않으므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마음가짐(개전의 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기간, 횟수 및 피해 규모 등을 보면 죄책이 매우 무거워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외에도 장 씨는 2021년 또 다른 피해자에게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며 투자 명목으로 돈을 빌려주면 원금에 이자를 얹어 갚겠다고 속여 3억195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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