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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푸틴의 '브로맨스'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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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에 계기 전략적으로 밀착한 북·러
군사, 금융, 경제, 민간 교류까지 협력 확대
국제정세 '게임체인저' 단정하기는 아직 일러
오는 3월 이후 '푸틴 방북'에 전세계 주목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올해들어 동북아시아 정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러시아와 북한의 급속한 밀착이다.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두 나라는 각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군사, 안보 분야에서 두 나라가 드러내는 연대감은 여타 동맹관계를 훨씬 능가할 정도다. 러시아는 북한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한국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외교 메시지를 공개발신하는가 하면 "만약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다"면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세계의 비난을 받는 러시아를 강력 옹호하면서 각종 첨단 무기실험을 숨 쉴틈 없이 감행해 러시아와의 관계 변화를 대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옛 소련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푸틴의 야망과 불법 핵무장국 북한의 밀착은 세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조합이다. 이 때문에 북·러의 전략적 협력이 과연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북한과 러시아는 다음달 러시아 대선 이후 이뤄질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의 시기와 의제를 조율하고 있다. 24년만에 이뤄질 푸틴 대통령의 방북 결과가 양국의 협력 수준과 향후 북·러 관계를 전망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우크라이나 전쟁 계기로 전략적 이해 일치

냉전 시대 강력한 군사적 동맹 관계였던 북한과 러시아는 탈냉전과 함께 '보통 국가' 사이가 됐다. 외교 관계는 이어졌지만 예전같지 않았다. 러시아는 1990년대부터 핵을 개발해온 북한에게 비핵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북한이 기대를 걸었던 북·미 정상대화가 2019년 하노이에서 제동이 걸린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손을 내밀었지만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사이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양국을 급속도로 밀착시킨 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북·미 협상 결렬로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통한 '제3의 길'을 모색하던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 활용했다.

2022년 9월 러시아가 로켓과 포탄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북·러 양국의 전략 전술과 지지 연대를 언급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안보 사안에서 '전술'과 '전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1년 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적으로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후 북·러는 급속히 밀착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과 손을 잡은 것은 무기 수입 외에도 북한을 활용해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차단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미국과 밀착하고 있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

러시아를 정치적 후원자이자 군사기술 협력자를 확보하고 경제적 활로까지 모색하려는 북한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북·러 관계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국제정세를 출렁이게 하는 요인이 됐다.

◆ 전방위적으로 거래 넓히는 북·러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북한 무기가 러시아에 건네져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 중이라는 것은 전세계에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북·러의 거래는 무기 조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은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뒤 쉴새 없이 첨단 무기와 군사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에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은 국제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군사협력 외에도 국제 금융망에서 배제, 고립된 북한에게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 동맹국의 정보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자국 금융기관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 3천만 달러 중 900만 달러의 인출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북한의 위장회사가 최근 친러시아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에 있는 러시아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민간 교류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 지역 관광객들이 북한을 단체 방문할 예정이라는 러시아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극동 연해주 정부 대표단의 북한 방문에서 합의된 사안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3일 노동신문은 북한 대외무역 전문기구인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와 연해주 정부 사이에 "무역경제협조 쌍무 실무그루빠(그룹) 제13차 회의 의정서가 조인됐다"라고 밝한 바 있다.

북·러가 군사, 금융, 경제, 민간교류까지 협력의 폭을 넓히면서 급속히 밀착하는 동안 한·러 관계는 사실상 단절됐다.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더디지만 꾸준히 발전했던 한·러 관계는 한꺼번에 무너졌고,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던 한국의 자리는 북한이 대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 북·러 협력이 동북아 정세 '게임체인저' 될 수 있나

북·러 관계 변화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정세, 더 나아가 미국의 세계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북·러 관계가 국제정세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실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기는 러시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규모와 질적 수준 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한 러시아가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게 전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북한과 러시아 관계를 다뤘던 전직 고위관료는 "러시아가 지금까지 북한과의 관계에서 전략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 거래를 한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에게 핵, 위성, 미사일 등에 대한 첨단 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북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도 북한에게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북·러 간 군사협력은 중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중국의 영향력을 흔드는 수준의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게 제공해 중국을 자극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러시아와 북한의 금융거래도 새로운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과거에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 금융기관의 북한 계좌를 모두 폐쇄하지는 않았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내 북한 계좌가 활성화되고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고 해도 북한이 아직은 서방의 금융망에 접근할 수 없다.

북·러 간 경제 구조가 상호 보완적이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북·러 경제 협력이 북한의 경제사정을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 당국자의 표현대로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정도의 제한적 효과를 거두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해 국내 노동력이 크게 부족한 상태이고 북한은 외화 벌이를 위해 노동자 해외 파견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노동력이 러시아로 대거 유입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 푸틴 방북에 쏠리는 눈

북한과 러시아는 양국 간 협력 진전을 즉각적으로 매우 자세하게 공개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이 북한과의 협력에 대해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비상식적 언급을 한 것도 사실상 미국과 서방을 의식한 '과시'로 볼 수 있다.

향후 북·러 간의 전략적 협력의 수준은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와 미국의 대응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달려 있다. 러시아 상황에 정통한 민간 기관의 안보 전문가는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등 서방의 대러시아 전략을 주시하면서 이에 대응해 북한과의 협력에 대한 수위 조절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한·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시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서 향후 북·러 관계의 기본적인 방향과 수준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7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와 북한은 상호 관광 활성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시 서명할 공동 문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공동문건이 '패키지'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패키지에 포함된 문서 중 하나로 현재 진행 중이고 서명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국민간 상호 관광에 대한 합의"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다른 '민감한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러의 공동 문건에는 군사, 우주기술,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대한 협력 의지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런 것들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표현될지는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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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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