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지방 공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 발표
2027년까지 94조 투자…타법인 출자한도 확대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정부가 지방공기업 관련 공사 상당 부분을 지역 중소건설사가 담당하는 만큼 이들 지방공기업에 20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정부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환의 정책이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가운데)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방공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김보영 기자=2024.02.07 kboyu@newspim.com |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고기동 차관 주재로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에서 '지방공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지방공기업 투자계획은 20조2511억원으로 이는 당초 편성했던 17조5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넘게 늘어난 규모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택공급 및 토지개발에 11조931억원, 상·하수도에 5조9892억원, 환경·안전에 1조1828억원, 산업단지에 7839억원 등을 투자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5년 이후 향후 3년간 지방공기업 투자계획은 73조4756억원 규모다.지방공기업이 2027년까지 4년간 약 94조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이번 대책은 지방공기업이 시행하는 공사 대부분이 지방 중소 건설사가 담당하는 것을 고려해 이들 회사에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10억 이상 투자사업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소 건설사가 일거리를 확보하면 지역에 일자리도 창출된다는 논리다.
행안부는 지방공기업 부채비율(101.0%)이 국가공기업(250.4%)과 민간기업(122.3%)대비 건전해 투자 여력이 있다고 봤다. 그동안 지방공기업의 혁신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추진한 결과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지방공기업 투자 계획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 여력 확보를 돕고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지방공기업 투자 계획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 여력 확보를 돕고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자료=행안부 제공 |
우선 지자체가 지방공기업에 출자하도록 유도해 자본금 규모에 비례해 책정되는 지방공기업의 공사채 발행 및 출자 한도를 늘려 자금조달 문턱을 낮췄다.
정부 역시 지방공기업이 부채 비율 등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한도를 자본금의 10%(현행)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해 대규모 출자사업 추진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방공기업이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공사채 발행 한도를 공공주택사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하고 부채 비율의 제약을 받는 공사채 발행 심의 시 공사가 지자체로부터 미리 받는 대행사업의 교부금은 부채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16개 광역개발공사 중 13개 공사의 다른 법인 출자 한도가 25% 또는 50%로 상향된다. 이 경우 출자한도는 총 2조8325억원 늘어난다.
예를 들어, 대전광역시는 대전도시공사에 5년간 6300억원 규모로 출자해 개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본금이 6300억원 늘어나면 공사채를 최대 1조8900억원 추가 발행할 수 있고 다른 법인에 출자할 수 있는 한도도 630억원 증가한다.
이와 함께 투자 절차도 간소화해 지방공기업이 다른 법인에 출자할 때 예비 타당성 조사 등 유사 검토를 이미 거쳤거나 1억원 미만의 소액 출자를 하는 경우 출자 타당성 검토를 면제할 수 있는 규정을 법령에 신설해 제 때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강원도·삼척시가 함께 추진하는 삼척 '골드시티'처럼 지자체 간 협의가 있는 경우 지방공기업이 관할구역 외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투자 영역도 확대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같이 단기 수익성이 부족하지만 중장기 수익성이 있거나 지역 내 필수 서비스 제공 사업을 당연적용 사업에 추가해 지방공기업의 사업 범위를 넓힌다. 당연적용사업은 공공성이 높아 규모 요건만 만족하면 추진할 수 있는 필수 사업이다.
이 밖에 2024년 투자계획을 신속하게 집행하고자 지방공기업 상반기 집행 목표를 최근 5년 중 최고 수준인 57%로 설정했다. 상향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월별로 신속집행 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고 집행률 부진 기관을 집중 컨설팅해 목표 달성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역의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방공기업이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감하고 선도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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