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지식은행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어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 세계은행 목표에 기여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세계은행 총재인 아제이 방가가 전 세계가 기후행동의 변곡점에 서 있는 지금, 한국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빈곤 문제에서 전염병, 기후 등까지 포괄적인 과제를 해결하려는 세계은행의 변화에 한국이 발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찾은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저성장 시대 세계은행이 '지식은행'으로서 다양한 영역에 투자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강연회에는 서울대학교 학생 60명을 포함해 사전 등록한 대학생 100명이 참석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제이 방가는 기후 변화에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방가 총재는 "우리가 진전시켜온 빈곤이 현재 벽에 부딪혔을 뿐 아니라 거꾸로 가고 있다"며 "최근 5년간은 지난 35년의 성장 중에서 가장 느린 수준의 성장세를 보인다"고 했다.
이에 세계은행의 역할도 바뀔 것으로 제시했다. 방가 총재는 "세계은행은 '지식은행'으로 거듭남으로써 인적 자원, 일자리, 생물 다양성과 자원, 인프라, 디지털에 투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전에는 빈곤 퇴치를 위해 재정적 지원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의료 서비스와 탄소 배출 방지 등 지식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은행에서 한국이 할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은 189개국 주주들의 집합체로, 은행은 특정 국가가 기여한 자본의 비율을 중심으로 투표한다"며 "한국은 세계은행에 후하게 기여하고 있고 몇 년 동안 성장하고 있다. 미국이 70%, 일본이 8%, 중국은 5% 수준으로 세계은행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인적 자본의 기반이 되며 시스템의 미래 승수(future multipelier)기도 하다"며 "나는 세계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며, 한국인이 그 중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한국 직원을 20% 늘렸다"고 했다.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수단으로 디지털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화는 기후뿐 아니라 불평등에서도 중요한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집에 물을 공급해줄 수도 있으며, 홍수를 미리 경고해줄 수 있다"고 했다. 방가 총재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6G 시대에 한국이 전 세계의 디지털 표준을 정립하고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아제이 방가는 지난해 6월부터 세계은행 총재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에 미온적이었던 데이비드 맬패스 전 총리와 달리, 방가는 개발도상국의 기후 불평등에 목소리를 높이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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