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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집게 항암 치료 가능해진다…기초연, AI 활용해 항암 효과 낮추는 세포 성질 확인

기사입력 : 2024년01월17일 08:52

최종수정 : 2024년01월17일 08:52

밀도 물리 정보화 신경망 모델 개발
약물·화학요법으로 치료효과 향상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수십년의 연구 대신 수시간내 치료에 필요한 핵심 정보만 알아내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략을 국내 연구진이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Chief Investigator,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동일 외부 자극에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몸속 세포는 약물,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signaling pathway)로 구성된다.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생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기계학습방법론(Density-PINNs)을 통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규명 구상도 [자료=기초과학연구원] 2024.01.17 biggerthanseoul@newspim.com

세포의 신호 전달 체계는 노벨생리의학상의 단골 주제일 정도로 중요하지만, 규명을 위해서는 수십 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하다.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 간 이질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포 간 이질성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정도를 뜻한다.

하지만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일이 현재 기술로는 어려워 지금까지는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알지 못했다.

세포 간 이질성은 질병 치료에 있어 더욱 중요한 고려 요소다. 가령,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세포 간 이질성으로 인해 일부 암세포만 사멸되고, 일부는 살아남는다면 완치가 되지 않는다.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해야 치료 효과를 높인 신약 설계가 가능해진다.

제1저자인 홍혁표 IBS 전(前) 학생연수원(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방문조교수)은 "선행 연구(Science Advances, 2022)에서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한 수리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며 "당시엔 신호 전달 체계의 중간 과정이 한 개의 경로만 있다고 가정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AI를 활용해 중간 과정의 비밀까지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계 학습 방법론인 '밀도 물리 정보화 신경망 모델(Density-PINNs)'을 개발해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세포가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신호 전달 체계를 거쳐 반응 단백질이 생성된다. 시간에 따라 축적된 반응 단백질의 양을 이용하면 신호 전달 소요 시간의 분포를 추론할 수 있다. 이 분포는 신호 전달 체계가 몇 개의 경로로 구성됐는지를 알려준다.

Density-PINNs를 이용하면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반응 단백질의 시계열 데이터로부터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신호 전달 체계에 대한 정보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대장균의 항생제에 대한 반응 실험 데이터에 Density-PINNs를 적용,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도 찾았다. 신호 전달 체계가 단일 경로로 이뤄진 때(직렬)에 비해 여러 경로로 이뤄졌을 때(병렬)가 세포 간 이질성이 적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제1저자인 조현태 IBS 선임연구원은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일 경우 극단적인 신호가 서로 상쇄돼 세포 간 이질성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를 보이도록 약물이나 화학 요법 치료 전략을 세우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재경 CI는 "복잡한 세포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파악하려면 수십 년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리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론은 수 시간 내에 치료에 필요한 핵심 정보만 알아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약물에 적용해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6일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패턴스(Patterns)'에 게재됐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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