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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평양 '3대헌장기념탑' 붕락에 헛헛할 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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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꼴불견 탑 철거해버리라"
김일성의 '통일 유훈' 없애는 꼴
北 주체사상에 포로된 이들에겐
미몽에서 벗어날 마지막 탈출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 평양으로 들어가는 관문 격인 통일거리에는 압도적 사이즈를 자랑하는 대형 조형물 하나가 버티고 서있다.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으로 이름 붙여진 화강암 구조물이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말이 탑이지 실제로는 통일 관련 3대헌장을 양손으로 받쳐 든 한복차림의 두 여인을 형상화한 아치형 구조물이다.

높이 30m에 너비는 6.15공동선언을 상징하는 61.5m다. 무게가 60kg에 이르는 잘 다듬어진 화강석 2560개를 붙여 만들었다니 북한 당국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그제 놀라운 발언을 쏟아냈다.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수도 평양의 남쪽 관문에 꼴불견으로 서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해 버리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공화국의 민족역사에서 통일・화해・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른바 조국통일 3대헌장을 금과옥조로 여겨왔다. 김일성 집권 시기에 이뤄진 △7.4 남북공동성명(1972년)의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 △ 노동당 6차 대회(1980년 10월)에서 제시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 회의(1993년 4월)에서 내놓은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이 그것이다.

1994년 7월 심근경색으로 급사한 김일성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다. 북한은 김일성이 마지막으로 본 문건이 정상회담에서 다룰 통일방안이었다고 선전하면서 아들 김정일이 이른바 '통일 유훈'을 받들었다고 주장해왔다.

이걸 응축시킨 3대헌장기념탑을 파괴한다는 건 할아버지이자 선대(先代) 수령인 김일성의 레거시(legacy)를 없앤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정은이 '꼴불견'이란 굴레까지 씌웠으니 3대헌장기념탑은 창졸간에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아마도 질서 있는 해체 과정을 밟기보다는 폭파나 붕괴 방식으로 금명간에 명운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탑 주변을 성역화하다시피 하면서 애지중지 받들어온 엘리트와 주민들은 엄청난 혼돈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최고지도자와 노동당의 말 한마디에 순치된 사람들이라 해도 "이건 좀 아닌데..."하는 생각이 꿈틀거릴 수 있다.

노동당과 군부의 원로 가운데는 브레이크 풀린 폭주기관차 같은 김정은의 정신 감정을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혀를 끌끌 차는 이가 있을 법하다.

남쪽에도 걱정되는 이들이 있다. 우리의 통일방안이나 정책보다는 북한의 주장에 더 끌리고, 사사건건 북녘을 향한 일편단심에 핏대를 세우는 데 일생을 바쳐온 일부 사람들이다.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구성원이 바로 문제의 3대헌장기념탑 준공식 현장에 있었다.

평양 통일거리에 세워진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2024.01.17

6.15공동선언 이듬해인 2001년 평양에서 열린 8.15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남측 방북단 가운데 일부는 우리 당국의 불허 방침에도 기어이 이 곳을 찾았다.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서약서까지 쓰고 조건부 방북을 했지만 북한의 부추김에 놀아났다. 어느 교수는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를 찾아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운운하는 글을 남겨 파문이 일었다.

결국 당시 통일부 장관 임동원은 그 책임으로 사실상 탄핵(국회 해임건의안 통과) 당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새해 벽두부터 거침없는 김정은의 반역사적・반민족적 발언이나 3대헌장기념탑 철거 조치에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핵과 미사일을 맹신하는 과대망상에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열패감은 불혹을 맞은 김정은을 마구 흔들어 버렸다. 남북관계의 단절 운운하면서 화풀이에 나선 건 좌절과 울분의 격한 표출이다.

그가 결정적 시기에 전술적 패착을 둔 독재자들의 전철을 밟거나 도발 유혹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갖게 된다.

하지만 어느 면에서는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든다. 김정은의 커밍아웃으로 모든 게 명명백백해졌고, 판문점과 백두산에서 그가 보인 웃음 뒤에 가려졌던 본색이 드러났으니 말이다.

맹목적으로 북한 감싸기에 나섰던 이들에게도 김정은의 독설은 매우 쓰지만 좋은 약이 될법하다.

청춘시절 군사 독재나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불만이나 반발 때문에 북녘의 주체사상이나 반제·자주 슬로건에 끌렸던, 그래서 평생 그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념의 포로가 된 이들에게 마지막 탈출의 기회를 던졌다는 점에서다.

1980~90년대 '범민련'의 말 한마디에 분기탱천해 "가자 북으로"를 외치며 판문점을 향하는 아스팔트 바닥에서 '통일 투쟁'을 벌였던 경험이 있다면, 그리고 아직도 그 미몽에서 깨지 못했다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등을 하루 아침에 없앤 북한의 결정 배경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일생의 짝사랑이 비극적 종말을 고하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 헛헛한 마음을 추스리기 쉽지 않을듯 하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선전·선동에 한미 합동 군사연습을 반대하고, 미군 철수를 외치며 북한식 자립경제에 찬사를 보냈다면 "우리민족끼리, 평화통일 등의 상징으로 비쳐질 수있는 과거시대의 잔여물들을 처리해 버리기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우라"는 서슬퍼런 교시가 담긴 김정은의 최고인민회의 연설 전문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평양방송의 주파수에 귀를 기울이며 난수(亂數) 해독에  충혈된 눈을 부볐을 '27호 탐사대원'에게도 갑작스런 대남지령 정파(停波)와 관련해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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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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