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분석 서비스만으로 성장세 어려워
규제 및 어렵지만 미래 보고 플랫폼 투자
제약·바이오, 미래 산업으로 가장 각광받는 사람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그런 만큼 관련 산업군에 취업하거나 투자하려는 MZ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용어나 정보는 어렵습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MZ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봐야Z(BIO+Z)' 코너를 연재합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지난해 유전자 검사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닿기 위해 '헬스케어 플랫폼'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테라젠바이오는 롯데헬스케어와 협업해 '캐즐(Cazzle)'로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며, 마크로젠에서는 '젠톡(GenTok)'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내놨습니다. 이 외에도 랩지노믹스, 지니너스, 클리노믹스 등에서도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려워만 보이는 유전자 검사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제공=롯데헬스케어] |
유전자 검사 기업들은 이전부터 일반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연구자집단 분석 서비스만으로는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기란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연구 시장은 성장세는 크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유전자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검사 가격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기업들이 더 많은 고객을 찾을 필요를 느끼게 된 이유입니다. 2019년 보건복지부도 소비자 직접 서비스(DTC) 인증제라는 시범사업을 통해 업체들을 지원하기도 했죠.
단 이제 막 시작하는 시장인 만큼 업계에서는 고민이 많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고 이머징 마켓이라서 투자하고 있지만 대중화하기 쉽지는 않다"며 "현재 유전체 검사에 대해서 대국민적인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대된 것은 아니"라고 털어놨습니다.
풀리지 않는 규제도 높은 벽처럼 느껴집니다. 대표적으로 고객에게서 얻은 DTC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규제 때문에 다른 사업으로 넓히기가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전문 헬스케어 플랫폼에 입점한 회사들은 당장의 상황보다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크로젠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예상됨에도 플랫폼 개발이라는 결정을 단행했습니다. 테라젠바이오는 플랫폼이 갖춰진 롯데헬스케어와 함께 '테라젠헬스'를 설립하고,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죠.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중에게 더 잘 알려진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안이 있지만, 전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힙니다.
[사진제공=마크로젠] |
현재의 플랫폼은 업체들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마크로젠은 마이크로바이옴 진단 분야로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는 유전자 검사보다는 규제가 덜합니다. 젠톡의 사용자가 늘 경우 마이크로바이옴 진단 사업을 개시할 때도 도움이 되겠죠. 한국에서 젠톡이 성공할 경우, 향후 일본 등 해외 진출에도 좋은 선례가 되어줄 것입니다.
플랫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서비스로 자리잡으며 신뢰도 얻을 수 있습니다. 헬스케어 데이터는 변수가 많을 경우 처리하기 어려운데, 유전자는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만큼 다른 데이터를 해석할 때 참조점이 돼줄 수 있다는 것이죠.
지난해 글로벌에서 유전체 분석 기업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만, 업계에서는 사업성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질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예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암에, 당뇨에, 각종 질병에 얼마나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점검한다면 관리가 더 쉬워지겠죠.
유전자 분석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플랫폼이라는 거점을 잡은 회사들은 이후 어떤 전략을 세우게 될까요. 앞으로 유전자 분석 기업들의 동향을 알기 위해서 염두에 둬야 할 질문입니다.
hell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