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퇴·비대위 수용 어려워...당 안에서 노력해주길"
이낙연 "민주당에 품격 기대 어려워...좀더 가치 있는 일하겠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50분간 배석자 없이 회동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거부될 시 내년 초 신당 창당을 선언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이 대표와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전격 회동을 갖기위해 입장하고 있다. 두사람의 만남의 장소는 지난 2021년 말에 만나 대선 경선 이후 갈등을 해소했던 곳으로 지난 7월 말 이후 5달 만에 갖는 '명낙회동'이다. [공동사진] 2023.12.30 yym58@newspim.com |
이 대표는 회동 이후 "당은 기존의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있어서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박성준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엄중한 시기인데 당을 나가는 것보다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 당 안에서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 안팎에서 혁신에 대한 충정어린 제안이 있었는데 이 대표의 응답을 기다렸지만 응답이 나오지 않았다. 7월에 이 대표와 만났을 때부터 혁신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으나 혁신이 아니라 그 반대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정신을 지키는 것은 양당을 떠나는 국민도 국민이고 민주당을 떠나는 국민을 모셔오는 게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민주당이 잘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수십년 간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에 그런 기대를 갖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사퇴와 비대위 전환 요구를 거절하면서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내달 첫째주에 거취를 밝힐 방침이다.
이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어떤 경우라도 우리가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우리 국민의 절망적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총리님께서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 민주당을 지키는 건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김대중, 노무현이 구현하려 했던 가치와 정신, 품격을 지키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과 가치, 품격이 민주당에서 실종됐기 때문에 그걸 회복하려는 노력은 어디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오늘 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던 게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탈당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좀더 가치있는 일을 위해 제 갈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 대표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박성준 대변인이 함께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윤영찬 의원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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