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여부 내년 1월 11일 결정
계열사 매각·지분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계획 제출
정부, 대주주 사재출연 등 충분한 자구노력 대전제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향후 대주주 사재출연 규모 등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자구책을 내놓는 지 여부가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내년 1월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근거하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되는데, 오너가 등 대주주 자구노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의 구체적인 조건으로 ▲태영건설의 충분한 자구 노력 ▲채권단들의 협의와 협조 ▲시장의 신뢰 등을 거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 위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2023.12.28 yooksa@newspim.com |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앞으로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철저한 자구 노력을 바탕으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와 설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시장참여자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태영그룹과 대주주는 그간 1조원 이상의 자구노력을 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골프장 담보 대출, 티와이홀딩스의 에코비트 매각 자금 등이다. 여기에 워크아웃을 위해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 추가적인 자구 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이를 구체화하는 중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대주주가 태영인더스트리 개인 지분, 골프장 매각 금액 등을 바탕으로 사재 출연도 일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강도 높고 충분한 자구노력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역시 태영그룹의 충분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태영건설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태영건설이 현재까지 제출한 추가 자구책의 수준'에 대해선 "현재 밝히기는 적절치 않다"며 "태영 측의 자금 조달, PF 사업장 관리 등 변수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이 납득이 돼야 한다"고만 했다.
또 '태영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 수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자금의 규모 등은 채권단과 태영 측이 서로 협의해 가면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기촉법상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14일 이내 금융채권자 소집 통보 ▲1차 협의회 의결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워크아웃 신청 후 2주 동안은 채권 행사가 유예된다. 1차 협의회에서는 태영건설의 정상화 방안 및 워크아웃의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앞서 산업은행은 내년 1월 3일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 자구계획, 협의회의 안건 등을 설명하고 논의하기 위해 채권자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 채무재조정, 신규 대출 등을 통해 기업개선작업이 이뤄지고, 분기별로 약정 이행 점검 등을 통해 워크아웃 종료 여부가 판단된다.
한편 권 상임위원은 태영건설의 자구책과 연계한 SBS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대주주의 판단사항이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