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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작가 변종곤의 '유머와 반전'의 오브제아트,사실은 '줍줍 아이템'?

기사입력 : 2023년12월29일 16:28

최종수정 : 2023년12월29일 17:25

-미술·과학·종교·사상 초월한 자유로운 조형언어
-서울숲 더페이지갤러리, 40여년간 쌓아온 작업세계 톺아보는 기획전 내년 2월3일까지 개최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뉴욕에서 활동하는 변종곤의 작품에는 유머와 반전이 내포돼 있다. 40년 넘게 미국 뉴욕을 무대로 작업 중인 변종곤(b.1948)이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대표 성지은) 초대로 22일 개인전을 개막했다. 2024년 2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작가가 1997년부터 2013년 사이 뉴욕에서 제작한 오브제 작품 24점이 나왔다.

[서울 뉴스핌] 서울숲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막한 자신의 개인전에 참석한 재미작가 변종곤. 오브제 아트의 다채로운 결과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27 art29@newspim.com

전시에 나온 변종곤의 작품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재기발랄하다. '이런 교차와 재조합, 패러디가 가능하구나'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작업들이 여럿이다. 오브제 아트 분야에서 국내외에서 명성을 다져온 작가의 내공과 역량을 가늠케 하는 작품들이다.

이번 개인전에 변종곤은 미술사, 영화, 문학, 종교적 기호가 혼재된 작품들을 출품했다. 어렸을 적 할머니를 따라 갔던 교회와 절(할머니는 기독교와 불교를 넘나드셨다고 한다)의 기억, 극장에서 봤던 묵직했던 흑백영화, 21세기에 진입하던 세계의 혼란스러움 등이 무시로 교차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울숲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막한 변종곤 전시회에 출품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오브제 아트. 'Last Supper', 2011, Mixed media, 41×80×15 cm [이미지 제공=The Page] 2023.12.27 art29@newspim.com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역사와 정치적 혼돈을 재기넘치게 표현한 작품도 있고, 신화와 종교, 인간을 뒤섞은 작품도 있다. 변종곤은 날선 비판과 풍자를 하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해학을 첨가한다. 이번 전시는 격변기 뉴욕의 여러 현장을 무수히 목도한 이민자이자 작가로서의 '예리한 시선'을 보여준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중고서점에서 구한 모나리자 책표지 전면에 커다란 귀 조각을 얹은 변종곤의 작품. [이미지 제공=더페이지 갤러리] 2023.12.29 art29@newspim.com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입체로 만든 조각 속 예수상에, 미식축구 헬맷을 씌워 르네상스 시대와 현대를 교차시킨 2011년 작업이라든가, 빛바랜 목조 인체두상에 뾰족한 하이힐 구두본을 얹어 남성과 여성의 엇갈린 관계를 패러디한 작품이 그렇다. 중고서점에서 산 '모나리자' 포스터에, 수지침 강의실에서 쓸법한 귀 조각을 전면에 '턱'하니 올린 작품에선 기묘함과 위트가 동시에 느껴진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울숲 더페이지갤러리에서 내년 2월3일까지 열리는 변종곤 개인전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The Page] 2023.12.27 art29@newspim.com

변종곤의 이같은 오브제 아트는 하루이틀에 나올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다. 40여 년간 사물들을 지긋이 사유하고, 숙성시켰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정곡을 찌르는 듯한 오브제 아트를 위해 변종곤의 뉴욕 스튜디오에는 수천점의 발견한 오브제(Found object)와 빈티지 수집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흥미로운 것은 변종곤이 오랜 세월 수집해온 아이템과 컬렉션을 죄다 기억하고 있고, 위치도 귀신처럼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변종곤은 1978년 제1회 동아일보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며 시대상을 반영한 극사실주의 유화로 주목받았다. 이후 뛰어난 솜씨로 하이퍼 리얼리즘의 묘미를 선사한 작품을 잇따라 선보여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반체제 작가로 분류돼 1981년, 만 33세의 나이에 돌연 뉴욕행을 택했다. 전업작가로 그림만 그리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하지만 팍팍하고 험난한 이민생활에 교통비조차 없던 변종곤은 뉴욕 거리에 버려진 물건들을 줍고, 벼룩시장과 중고서점을 드나들며 누군가에게 쓸모가 다한 사물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뉴욕 길거리에 버려진 냉장고, 라디오, 가구 등을 수습하며 변종곤은 어렸을 적 할머니가 구해다준 미군부대의 상품 카탈로그가 떠올랐다고 한다. 욕망 때문에 탄생하고 선택받았지만 쓸모를 다하자 속절없이 버려진 사물에 애정을 느끼게 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동양의 도덕경과 서양미술사 속 인물이 상하로 교차하며, 대비를 이루는 변종곤의 작품. [이미지 제공=더페이지갤러리] 2023.12.29 art29@newspim.com

각기 다른 서사와 스토리를 품은 오브제들은 변종곤의 손을 거쳐 비로소 온기를 얻는다. 또다른 생을 부여받받는 것이다. 작가는 "이질적인 것의 만남과 충돌에서 창조가 이뤄진다"며 뉴욕은 물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오브제를 수집하고 미술, 과학, 종교, 사상을 초월해 그만의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선보인다.

변종곤의 오브제 아트는 일찌기 미국 비평계의 인정을 받아 알바니미술관, 클리브랜드미술관, 인디애나폴리스미술관 등에 소장됐다. 마리 로제 감독이 제작한 그의 다큐멘터리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영은미술관(2019), 포항시립미술관(2014), 광주시립미술관(2014)에서 개인전을 가졌고,대구시립미술관(2022), 서울시립미술관(2011), 삼성미술관(2001)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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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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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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