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환 화성시 병점지역 소음피해대책위원회 회장
군공항 소음피해, 3만 화성시민도 고통 받아
화성시장은 주민투표 통해 군공항 이전 의견 구해야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면서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SNS에 인증하는 챌린지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그런데 영화 못지않게 답답한 상황이 지금 화성시에서 연출되고 있다. 수원시 장지동과 화성시 황계동에 걸쳐있는 수원 군 공항으로 고통받는 화성시민이 3만여 명에 이르지만 화성시는 대책 없는 반대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공항 문제 수원뿐 아닌 화성시민도 고통
차석환 화성시 병점지역 소음피해대책위원회 회장 |
2017년 2월 국방부가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단독 선정해 발표했다. 병점을 포함한 군 공항 피해지역 주민들은 드디어 '조용한 일상'을 누리게 되겠다는 기대감에 들떴었다. 그러나 기대감은 곧 절망감으로 바뀌었다.
화성시장과 화성시의회, 지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수원 군 공항 이전 반대를 외쳤다. 매향리 사격장의 아픔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했다. 습지보호를 위해서 막아야 한다고 했다. "희망 화성 YES! 전투비행장 NO!"라는 광고문구를 붙인 버스들이 화성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수원 군 공항을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하고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법안과 수원 군 공항이 있던 곳에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해 육성하는 취지의 법안 2개가 발의됐다.
특별법안이 통과되면 수원 군 공항 이전과 함께 국제공항이 건설되고 공항과 주변 도시를 잇는 철도, 도로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 일자리가 늘고 관광 물류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민간공항과 군 공항이 함께 운영되는 곳이 8개소다. 강원권에 원주공항, 충청권에 청주국제공항, 전라권에 광주공항과 군산공항, 경상권에는 김해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 포항경주공항, 사천공항 등 4개나 있다. 국가 안보와 경제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에 반해 경기도에는 단 1개의 공항도 없다. 경기 남부에 모여있는 삼성, LG, SK하이닉스 등 IT·반도체 산업 발전과 경기도 1400만 명에 이르는 항공 수요를 고려하면 국제공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
◆경기남부국제공항, 1400만명 경기도에 필수 시설
병점지역은 군 공항 피해에 소외감까지 더해져 이중고통을 받고 있다. 영화'서울의 봄'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전투기가 지나갈 때면 절로 인상이 써지고 기한 없는 고통, 외면하는 화성시 행정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특별법안대로 군 공항 이전과 통합국제공항 건설이 이뤄지기를 우리 피해지역 주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다만 이 사업이 추진되려면 기존의 군공항이전법에 따라 이전부지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다. 화성시장이 주민투표를 통해 의사를 묻고 투표 결과를 반영해 국방부에 유치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해결의 열쇠는 화성시장이 쥐고 있다.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필요하다면 화성시의회와 국회의원들을 만나 설득하는 일도 해야 한다. 열쇠를 갖고도 문을 못 찾는다거나 제때 문을 열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는 최고점을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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