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초 만에 글 내려..."협박고의 단정하기 어려워"
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 징역 6개월·집유 1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며 협박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중국인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이승호 판사는 20일 협박·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국인 왕모 씨에게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
앞서 왕씨는 지난 8월 4일 새벽 인터넷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혜화역에서 흉기 난동을 할 테니 이 글을 본 사람은 피하라"는 내용의 협박글을 게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왕씨는 당근마켓 게시글을 캡쳐한 뒤 약 8초 만에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같은 날 오후 한 대학교 커뮤니티 플랫폼인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다들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해당 캡쳐사진이 첨부된 글이 게시됐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당근마켓에 글을 게시한 뒤 약 8초 만에 삭제한 것을 보면 협박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또한 피해자들은 당근마켓 게시글이 아닌 에브리타임 게시글을 보고 공포심을 느꼈다고 진술했는데 에브리타임 게시글에 해당 캡쳐사진이 첨부됐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에브리타임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이 유학생 신분으로 허가받은 체류기간을 넘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