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트렌드 전망
[서울=뉴스핌] 김용석 전문기자 = 콘텐츠 초양극화와 슈퍼 IP 시대 등이 전망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콘텐츠 산업 트렌드 2028' 연구에서, 초고속 고령화, 지역소멸, 학령인구 감소와 저성장·슬로우플레이션 기조 등 글로벌 환경 및 산업 전반의 거시적 변화를 반영, 향후 한국 콘텐츠 산업 관련 트렌드를 공개했다.
제일 큰 예상 변화는 콘텐츠 산업 초양극화다.
플랫폼 영향력이 확대돼 다수의 이용자가 소수 플랫폼으로 쏠리는 글로벌 플랫폼 독과점 심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제작 진입장벽이 낮아져 낮은 품질의 콘텐츠 생산이 많아지는 반면 대규모 자본의 고품질 콘텐츠도 많아져 제작 품질의 양극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측은 '다수의 이용자가 소수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더욱 강조되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통 영역에서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시장이 급부상했으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콘텐츠산업의 주도권을 잡았다. 영화·영상산업의 경우, 2019년까지 영화관 관람이 전체 영화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던 상황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관이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관 관람객이 급감한 대신,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바로 OTT 시장이었다.
코로나 기간 OTT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여 전체 영화·영상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했다.(영화진흥위원회, 2023).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관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영화 입장권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인해 관람객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으며, 투자사들은 큰 손해를 입고 있다.
양극화와 함께 슈퍼 IP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AI와 다양한 툴 개발로 콘텐츠 제작이 쉬워지면서 유사 혹은 장르와 소재가 반복되는 콘텐츠가 늘어나게 되고 소비자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플랫폼 간 콘텐츠 IP 경쟁이 증가하면서 차별화를 위한 콘텐츠 IP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기업들은 콘텐츠 IP를 활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 IP는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력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다. 2021년 6월 28일 공개 직후 94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후 20주간 94개국에서 비영어권 작품 글로벌 톱10에 포함됐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이 16억 5045만 시간을 기록하면서 넷플릭스 시리즈 중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콘텐츠들이 늘어남에 따라 콘텐츠 제작비가 상승될 것으로 예측된다.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 실버 세대가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측은 '콘텐츠 개발에 있어 역주행 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과 드라마를 잊지 말아야 한다. 구작 IP의 중요성 또한 강조될 것이다. 실버세대들이 OTT 멤버십, IPTV, 유튜브 구독 등 비용이 급속히 증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K콘텐츠의 위상은 높아졌으며 그 질주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는고품질의 콘텐츠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하고 있다. 연구진은 K-콘텐츠의 질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한류 팬덤이 많은 지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 통상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협상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K콘텐츠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한류 개념의 범위를 너무 좁게 한정하지 말고 넓게 확장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콘텐츠 기술, 제작, 유통의 발전의 근간이 되는 것은 소비의 힘, 즉 콘텐츠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떠한 상품을 소비하는지, 어떤 유통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접하는지에 따라 기술과 상품, 플랫폼 등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박찬욱 연구위원은 "콘텐츠 산업 트렌드 2028을 통해 콘텐츠 산업 변화를 추동하는 핵심요인을 파악하고, 투자/창작·제작/유통/소비 분야에 대한 정책적 제언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김세원 원장은 "K콘텐츠는 대한민국 미래성장 동력인만큼, 콘텐츠산업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콘텐츠 분야의 연구 및 정책지원 기능을 강화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