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교부용 돈봉투 6000만원 수수 혐의
검찰 "당대표 경선 결과에 영향, 엄벌 필요"
강래구 징역 3년 구형…내년 1월 31일 선고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이 징역 5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는 18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8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8.04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들이 민주당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저지른 금품 제공 및 수수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경선 결과에 미친 영향도 상당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윤 의원에게 징역 5년, 강 전 감사에게는 총 징역 3년과 벌금 1000만원 및 추징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이어 윤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 금품 제공을 촉발했고 의원 제공 목적으로 수수한 금품이 6000만원으로 유사 사건에 비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크다"며 "실제로 당선된 송영길에 의해 민주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됐음에도 법정에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수사 단계에서는 진술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강 전 감사에 대해서는 "송영길 캠프의 실질적인 조직총괄본부장 역할을 하면서 윤관석 피고인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금품 6000만원을 제공하고 부외자금 수수 등에 관여했다"며 "범행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들이 법정에서 현출됐음에도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며 공범에게 책임을 미루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윤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의원으로서 정당법 위반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정치인의 신뢰를 떨어뜨려 참으로 송구스럽고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2021년 당시 당 내부 선거는 자율적 영역으로 관행에 편승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잘못을 범해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다만 "특별한 직책에 대한 목적이나 실익을 얻고자 진행했던 것은 아니고 수령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액수를 (공소사실과 다르게) 말씀드리는 것은 정당 선거가 국회의원의 표 매수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저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다"며 "정치인에게 가장 힘든 것이 다음 번 선거에 못 나가는 것이고 가장 큰 징계와 형벌이 정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억울한 점이 없는지 다시 살펴봐 주시고 제가 책임질 것은 책임지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4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21 mironj19@newspim.com |
강 전 감사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할 수 있는 저의 행위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이정근의 말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내용이 녹음돼 증거로 제출되다 보니 제가 당내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로 오해를 받았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과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살아가고 싶다"며 선처를 구했다.
돈봉투 사건의 첫 법원 판결이 될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 31일에 열린다.
윤 의원은 2021년 5월 2일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당시 후보였던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같은 해 4월 27~28일 강 전 감사,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금품 제공을 지시하고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던 박용수 씨로부터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받아 합계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강 전 감사는 이 과정에서 현역 의원과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선거관계자들에게 총 9400만원이 살포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 납품 청탁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도 있다.
윤 의원은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1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받아 총 2000만원만 전달받았다는 입장이다. 강 전 감사는 윤 의원에게 돈봉투 3000만원을 제공한 부분과 뇌물수수 등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3000만원 제공과 6000만원 수수 등 범행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