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사 "공소사실 받아들일 수 없다"
[제주=뉴스핌] 문미선 기자 = 검찰이 선거법 위반 등의 협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유세 현장.2023.11.22 mmspress@newspim.com |
검찰은 22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형사 2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제주도 서울본부장 A씨, 도지사 대외협력특보 B씨에 대해 각각 징역 10개월, 비영리 사단법인 대표 C씨에게는 징역 1년, 컨설팅업체 대표 D씨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원 및 추징금 550여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오 지사에 대해 "협약식은 선거가 임박해 후보자 본인이 범행했고, 최대 수혜자"라며 "선거캠프 관계자인 A씨와 B씨를 동원하는 등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 선거운동을 선거운동이 아닌 것처럼 하면서, 그 비용을 비영리법인을 통해 지급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전가하는 등의 반성 없는 모습을 보였고, 과거 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오 지사와 함께 재판에 회부된 캠프관계자 모두는 혐의를 부인 중이며, 컨설팅업체 대표 D씨만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지사측 변호인은 "오 지사는 선거기간 동안 압도적 지지율을 보였다. 이 사건 협약식과 지지선언은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치밀하게 기획되고 조직돼 실행된 것이 아니라 급조된 행사일 뿐이다. 지사직을 박탈시킬 만한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재판부가 숙고해 잘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 지사는 최후 진술에서 "공소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당시 상대 후보와의 격차를 고려하면 불법 선거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지선언은 통상적인 것으로, 사전에 보고받거나 공모한 적이 없고 단지 격려 발언만 했을 뿐이다"고 강변했다.
오 지사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오영훈 지사는 당선 무효로 지사직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검찰 구형에 대해 민주당과 지역구 국회의원 송재호·위성곤 의원 등은 서면브리핑과 성명 등을 내고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무리한 기소와 구형으로 야당 자치단체장을 흠집 내고, 제주도정을 멈춰 세우려는 정치검찰의 만행이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16차례의 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증거나 수사 결과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기댈 것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뿐이다.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 정의를 바로 세워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재호·위성곤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 구형에 대해 정치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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