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OLED 성장세…LCD 중요도 여전
중국 광저우 LCD 공장, 가동률 상승 전망
업계 "LCD, 매출에 긍정적 영향"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축소해오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LCD 사업을 발판 삼아 적자까지 탈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LCD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 제품 공세로 국내 기업들은 LCD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 사업에서 아예 철수했으며, LG디스플레이 또한 파주 공장의 LCD TV 패널 생산을 종료하고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만 LCD를 만드는 등 생산량을 줄여오고 있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LCD 시장의 사업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중동 전쟁 등으로 당초 기대했던 OLED TV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데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58%를 LCD가 차지하고 있어 아직 LCD의 역할이 작지 않은 상태다. 값이 비싼 OLED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LCD로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현상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LCD 사업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LCD 사업을 발판 삼아 적자까지 탈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게다가 삼성전자도 내년부터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LCD 패널 물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LCD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 LG디스플레이의 LCD TV 패널 출하량은 800만대인 올해보다 2배가량 증가한 1500~1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가 특허 및 영업비밀침해 분쟁으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의 거래를 줄이고 있어 향후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주문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BOE의 최대 고객사로 LCD를 주로 거래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스플레이 패널 주요 매입처에서 BOE를 제외했다. 지난 2015년 4월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최고전략책임자는 최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TV 업체들로부터 LCD TV 패널 조달 문의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세트 고객 요구에 유연한 방안을 마련, LCD 공장의 가치를 높이도록 전략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이 같이 LG디스플레이에서 LCD 사업의 중요도가 커질 가능성을 보이면서 6개 분기 연속 적자 행보를 반전시킬 카드로 작용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 쏠린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높은 OLED 사업의 비중을 높여왔지만, 지난 1분기 1조984억원, 2분기 8815억원, 3분기 6621억원 등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제 OLED도 TV와 스마트폰 등 시장에서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대형 OLED TV 등 고가 전자제품 교체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LCD 수요가 다시 커지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CD가 LG디스플레이의 매출 반등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기존의 OLED로의 사업 전환 기조는 변함 없이 이어갈 예정이다. 당장 LCD 사업의 매출이 커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OLED 수익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김희연 최고전략책임자는 "사업 구조 고도화라는 큰 틀과 방향성 아래 LCD 패널 전략의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leeiy5222@newspim.com